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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부가세 절반 인하’ 공약, 실효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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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8 22:00:00 수정 : 2024-03-28 21: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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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취약계층 지원 효과 의문”

고물가가 4·10 총선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한시적 ‘부가가치세 절반 인하’란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다. 가공식품과 같이 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한해 부가세를 10%에서 5%로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이 특정 품목에 세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은 있었지만 복수의 필수 소비재에 일률적으로 부가세를 인하해주는 건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부가세 인하가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만큼 정작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혜택을 더 많이 보기 힘든데다 재정 건전성에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한 위원장은 28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역에서 열린 총선 유세에서 “어제 정부에서 민생점검회의를 하고 고물가에 힘들어하는 시민을 위한 여러 좋은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그런데 우리가 보기에 그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그래서 우리가 정부에 몇 가지 추가 대책을 강력히 요구하고, 정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출산·육아용품, 라면·즉석밥·통조림 등 가공식품, 설탕·밀가루 등 식재료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 한시적으로 부가가치세를 10%에서 5%로 절반 인하하는 것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면서 “필요하면 법률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부가세 한시 인하’ 제안이 현실화하면 가령 1만1000원(부가세 1000원 포함)에 판매되던 가공식품은 1만500원(부가세 500원)에 살 수 있게 된다.

 

한 위원장이 부가세 인하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꺼낸 건 누적된 고물가에 취약계층 부담이 커진 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논란 등 물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위(소득 하위 20%) 소비지출은 1.6% 감소한 반면 다른 분위는 모두 증가했다. 고물가 부담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 소비를 더 위축시켰던 셈이다.

 

하지만 부가세 절반 인하라는 이례적인 조치가 실효성 있는 물가 안정 대책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제기된다. 부가세는 모든 재화와 용역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일반소비세로 소득에 상관없이 10%가 부과된다. 이 때문에 부가세를 낮출 경우 소비 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고소득자가 혜택을 보게 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치인이 서민 생계 부담을 직접 챙겨주기 위해 정책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부가세 인하는 생계난을 겪는 소수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재정비용은 상당한 데 취약계층은 그 비용 중 일부만 효과를 보고, 나머지 사람들이 주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부가세를 내렸다고 해도 실제 물가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쿠폰이나 소액의 보조금 등 현물 제공을 통해 취약계층을 직접 선별 지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위원장이 일부 품목을 정해 한시 인하 방침을 밝혔지만 부가세는 우리 국세수입의 3대 세목 중 하나다.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은 344조1000억원이었는데 부가세는 73조8000억원으로, 소득세(115조8000억원), 법인세(80조4000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허진욱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가세 인하로 단기적으로 물가 부담을 줄여줄 수 있겠지만 (해당 품목의) 부가세수가 적지 않다고 하면 재정건전성에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물가가 높고 내수가 안 좋은 건 맞는데, 예외적인 조치를 취할 정도로 물가가 갑자기 높아진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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