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여파로 지난 2022년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잔액이 전년보다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대출이 감소한 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29세 이하에서 연체율이 최대폭으로 오르는 등 연체율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2월말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은 5115만원으로 전년보다 1.7%(87만원) 감소했다.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액이 줄어든 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평균 대출은 개인이 은행 또는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 잔액의 합을 임금근로자 수로 나눈 값을 말한다.
대출이 감소한 건 금리 상승에 따라 근로자들이 신규 대출은 줄이고, 소액 대출은 갚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개인대출을 보유한 임금근로자 대출 정중앙값인 중위대출은 5000만원으로 0.5% 증가했다. 기준금리는 2021년 11월말 1.00%에서 2022년 11월 3.25%로 2%포인트 이상 뛰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신용대출이 1301만원에서 1222만원으로 6.0% 감소해 가장 크게 줄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1953만원에서 1965만원으로 0.6% 증가했다. 지난 2021년 12월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1953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850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증가한 바 있다.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 근로자의 평균 대출이 1615만원으로 4.5% 감소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크게 줄었다. 청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아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아울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정책이 시행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출은 감소세를 보였지만 연체율은 증가했다. 총대출잔액에서 총연체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연체율은 0.43%로 전년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연체율 상승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특히 29세 이하 연체율이 0.34%에서 0.43%로 1년새 0.09%포인트 증가하며 연체율 오름세를 견인했다. 29세 이하 연체율 상승폭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연체율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았다. 소득 3000만원 미만의 연체율은 1.10%로 전년보다 0.03% 올랐다. 반면 소득 1억원 이상 임금근로자의 경우 연체율은 0.06%로 전년 대비 0.01%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이 종사하는 운수·창고업 근로자의 연체율이 0.16%포인트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 임금근로자의 연체율이 0.69%로 조사돼 대기업(0.23%)의 3배에 달했다. 연체율 증가폭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0.02%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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