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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노선 달달 외우고, 기차역 도장 깨기… 철도 덕후 개인전 연 중2 이재홍 군

입력 : 2024-03-28 10:41:23 수정 : 2024-03-28 10: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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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 KTX 노선을 외워 그림을 그리고, 기차역을 돌아다니며 ‘스탬프’를 모으는 중학생이 있다. 얼마나 외우고 그리고 모았는지 직접 그린 노선도.기차역, 철도 관련 수집품으로 개인전까지 열고 있다. 

 

주인공은 울산에 사는 이재홍(14)군이다. 지난 24일 찾은 울산시 남구 잇츠룸갤러리. ‘울산소년 기차역 만물전’이 한창이었다. 앳된 얼굴의 이군이 KTX ‘동해남부선’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경북 포항역~부산 부산진역 사이 37개 역을 촘촘히 외워서 손수 그린 그림이다. 

이재홍군이 자신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울산 남구 잇츠룸갤러리에서 직접 그린 철도 노선도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보람 기자

그는 관람객들에게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내가 지금 어디쯤 있는건지 항상 궁금했는데 노선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철도 그 자체를 좋아하게 됐고, 역까지 외워서 그리게 된 것 같아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군이 철도에 매력을 느끼게 된 건 2015년부터다.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 등 출장길에 함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역마다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역 근처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찾아보면서 철도에 빠지게 됐어요.” 어린이의 작은 호기심이 취미가 된 셈이다.

이재홍군이 그린 KTX 노선도. 역 주변 주요 관광지를 그려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보람 기자

이군은 ‘철도덕후’답게 기차 뿐 아니라 역 노선도와 기차역 건물의 생김새 등 디자인에도 관심이 크다. 그렇다보니 틈만 나면 역 노선도를 외우고 그린다. 시험시간에 답안지 작성을 마치고 남는 시간이면 시험지 위에 노선도가 펼쳐질 정도라고. 역 그 자체에도 관심이 많은 이군은 지금까지 국내 40개 이상의 역을 직접 돌아봤다고 한다. “기차역을 좋아하는 건 역마다 특색이 있기 때문이죠. 건물마다 모양이 다른데, 예를 들어 신경주역은 지붕이 기와모양으로 돼 있는 식이거든요.” 

 

가장 좋아하는 역은 울산 울주군에 있는 ‘덕하역’이란다. 이군은 “울산사람이 부산에 간다고 하면 태화강역만 떠올리는데, 사실 덕하역에서 타는 게 더 가까워요, 숨겨진 역 같은 느낌이라 덕하역을 좋아해요”라고 했다. 

이재홍군이 그린 동해선 노선도. 이군은 동해선 역을 모두 외운다. 이보람 기자

철도덕후답게 주말이면 혼자 기차를 타고 무작정 기차역을 찾아간다. KTX나 전철 같은 동해남부선을 타고 기차역만 몇 개씩 둘러보고 오는 식이다. 현재 100개 이상 역을 외운 이군은 연말까지 KTX, 무궁화 노선도가 모두 담긴 한국철도노선을 외워서 그리는 게 목표다. 지도 위에 겹쳐놓아도 정확한 위치가 나오게끔 완벽히 그리고 싶단다. 

 

이군의 개인전에선 30개 기차역의 스탬프를 볼 수 있다. 기차역 스탬프는 코레일이 1999년 한국철도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것이다. 기차역 이름과 그 기차역 주변의 유명 관광지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돼 있다. 

 

직접 생각해 그린 기차역 스탬프도 소개하고 있다. “울산에 있는 덕하역, 망양역, 서생포역, 개운포역엔 스탬프가 없는 게 아쉬워 제가 직접 그려보기도 했어요. 덕하역은 구 역사건물을, 서생포역은 서생포왜성, 개운포역은 울산석유화학단지 등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을 담아봤어요.”

이재홍군이 만들어낸 덕하역과 개운포역의 스탬프. 이보람 기자

이군의 개인전(5월 12일까지)은 잇츠룸 갤러리 윤혜진 관장이 제안해 이뤄졌다. 윤 관장 역시 철도덕후. 같은 철도 관련 카페에서 활동하며 이군을 알게 됐다고 한다.

 

무료 관람인 이군의 개인전엔 3년간 발품팔고 직접 그려 모은 전시품을 만날 수 있다. 기차역 그림, KTX 등 열차 노선도, 기차역 관광지도, 직접 그린 노선도, 스탬프 디자인, 철도 관련 사진 등 흔치않은 50여개의 철도 전시품이다. 

 

이군의 꿈은 열네살 ‘철도덕후’답다. “제가 만든 기차역 스탬프가 코레일에 채택돼 실제 역에서 찍을 수 있는 도장으로 만들어지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이게 제일 큰 꿈입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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