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통역이자 절친이었던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절도 논란에 입장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음모론에 시달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 조 폼플리아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오타니의 기자회견에 의문점이 남았다고 적었다. 그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째는 ‘어떻게 오타니의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통장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와 ‘어떻게 몇 달에 걸쳐 거액의 돈이 빠져나가는 사실을 오타니 본인이 모를 수 있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폼플리아노는 “이 2가지 사실에 대한 대답을 듣기 전까지 그 무엇도 믿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야후스포츠 역시 “MLB 선수의 계좌에서 450만 달러가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느냐”며 “‘미즈하라가 절도했다’는 얘기가 사실이라면 송금 사실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 정말 아찔할 정도”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내가 믿었던 누군가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이 매우 슬프다.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잇페이가 도박 중독으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며 “내게는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나는 그의 계획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나는 부채 상환에 동의하지 않았고 송금을 허가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내 심경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며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여기부턴 변호사에게 맡길 것이다. 경찰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발언을 끝냈다.
미즈하라의 도박 및 절도 혐의가 불거졌던 지난 21일 미즈하라의 SNS 계정을 '언팔로우'했던 오타니는 최근 자신의 SNS에 있던 미즈하라의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오타니 통역으로 7년 넘게 함께한 미즈하라는 2021년부터 불법 스포츠 베팅을 해온 사실이 불거져 지난 21일 서울시리즈 1차전 뒤 다저스 구단에서 해고됐다.
미즈하라는 당초 ESPN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 450만달러를 갚아주려고 도박업자에게 직접 송금했다고 말했지만 오타니 측 변호사가 “미즈하라가 돈을 훔친 것”이라고 주장하자 말을 바꿨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오타니의 연루 가능성에 관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포브스는 지난 24일 ‘오타니가 왜 도박 스캔들에서 결백하기 힘든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말 오타니가 450만 달러 송금을 몰랐다면 미즈하라는 사기와 신분 도용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거액의 송금은) 오타니의 개인 정보 문서를 훔치거나 위조했어야 가능하다"며 "몇 달에 걸쳐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계좌에서 거액을 몰래 송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을 알고서 직접 송금했느냐 아니면 정말 몰랐느냐에 따라 오타니의 불법 도박 가담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 오타니가 불법 도박에 연루됐거나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알고도 빚을 대신 갚아줬다면 징계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MLB에서 선수나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할 경우 1년간 출전이 제한되거나 영구 퇴출당할 수 있다.
한편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2013년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하며 인연을 맺었고, 2018년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단순 통역을 넘어 비서와 매니저 역할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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