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 불가 등 곳곳 이용 불편
추가 도입 카드사 움직임 “아직…”
지난해 카드업계 ‘핫이슈’였던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 1년을 맞았다. 애플페이는 지난 1년간 간편결제 시장에서 변화를 주도했지만, 정작 이를 들여온 현대카드 외 추가 도입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편의성이 높지 않은 데다 상대적으로 수수료율이 높은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서 지난해 휴대전화 제조사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859만8000건으로 전년 대비 약 19.9% 늘었다. 결제금액도 하루 평균 2238억1000만원으로 20.8% 늘었다. 삼성페이와 LG페이 도입 시기가 꽤 지났음을 고려하면 지난해 3월21일 도입된 애플페이 효과가 이용건수와 결제금액 증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애플페이를 유일하게 도입한 현대카드의 실적도 지난해 상승세를 보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개인의 국내·국외 신용카드 결제액(일시불 기준)은 17조2554억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8% 증가했다. 전체 카드사 8개의 평균 증가율(9%)보다 높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매출 상승세 원인에는 프리미엄 카드 및 해외 결제 증대가 있는데, 애플페이의 도입도 일정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몇몇 카드사가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낸 곳은 없다.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결제 시 필요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도입이 지지부진한 점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체 가맹점 대비 NFC 단말기 보급률이 낮은 편으로 일반 음식점 같은 곳에서는 애플페이로 사실상 결제가 안 된다”고 전했다. 애플페이를 이용한 교통카드 사용도 불가능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아이폰 사용자라면 추가로 신용카드 하나를 더 가지고 다녀야 한다.
수수료율이 높은 것도 카드사들의 도입을 주저하게 한다. 애플사가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애플페이의 수수료는 0.1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카드사들로서는 큰 부담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영 환경도 좋지 않은 업권 입장에서는 애플페이의 수수료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이를 고려할 때 ‘빨리 도입해야겠다’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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