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의 흑역사(마크 딩먼 지음, 이은정 옮김, 부키, 1만9000원)=기이하고 특이한 뇌 질환 환자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인지·강박·신체 등 12개 장으로 나눠서 내용을 전개한다. 자신은 이미 죽었으니 묻어 달라고 가족에게 요구하는 힐데 등 수많은 기이한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저자는 “여기 등장하는 인간의 다양한 행동이 아무리 특이해 보여도 결국 나와 당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겪는 일”이라며 “인간은 모두 불완전하다”고 말한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다시 쓰기(강신주 지음, 오월의봄, 2만5000원)=철학자 강신주는 돈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찾아 여정을 떠난다. 대도시의 맨얼굴을 직시한 지멜, 매춘·도박 등 자본주의의 속살을 파헤친 베냐민, 가난한 이웃이 혁명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를 밝힌 부르디외, 자본주의의 동력인 소비를 조명한 보드리야르의 사상을 지렛대 삼아 자본주의가 초래한 소외에서 벗어나 진실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2009년 출간된 책을 전면 개정한 개정증보판이다. 페라리스의 웹 자본주의 논의를 추가했다.

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유광수 지음, 21세기 북스, 1만8000원)=‘흥부전’ ‘춘향전’ 등 친숙한 고전 문학을 남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여러 자료와 판본을 검토해 행간에 숨은 맥락을 찾아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흥부전은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책은 신효재의 ‘박타령’에 나오는 “부모의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장손의 차지인데, 하물며 이 세간은 나 혼자 장만했으니 네 것이 아니다”라는 놀부의 발언에 주목해 열심히 일해서 재산을 불린 놀부와 형에게만 의지하며 얹혀살려고 하는 흥부라는 구도를 제시한다.

쿠바에서는 사랑을 구걸하지 않는다(장희주 지음, 마음의숲, 1만8000원)=쿠바가 지난달 한국과 전격 수교한 것을 계기로 쿠바 사회를 소개했다. 쿠바에서 미술관 해설자와 여행 가이드로 활동하는 저자는 1960년대부터 이어진 미국의 경제 봉쇄에도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는 쿠바인들의 가치관을 들려준다.

당신도 죄 없이 감옥에 갈 수 있습니다(저스틴 브룩스 지음, 김희균 옮김, 반니, 2만원)=30년 경력 변호사인 저자는 무고한 피해자를 위한 무죄 입증 변호사 단체인 캘리포니아 ‘무죄 프로젝트’의 설립자이다. 무죄 변호사로 일하면서 미국 형사사법제도의 허점과 결함이 어떻게 잘못된 유죄 판결로 이어지는지 지켜봤다. 변호사를 잘못 만나거나, 목격자의 오인, 경찰과 검찰의 위법 행위 등 사법제도가 어떻게 무고한 피해자를 만드는지를 보여 준다.

대한민국의 법은 아직도 1950년대입니다(김세중 지음, 두바퀴출판사, 2만원)=법조문은 난해하고 어색한 말을 사용한다. 언어학 박사로, 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관을 지낸 저자는 민법, 상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에 포함된 어법에 어긋나는 말, 어색한 표현, 일본어를 오역해 법률을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 등을 찾아내 지적하고 법을 알기 쉽도록 손질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10개의 시점으로 보는 영화감상법(전찬일·라이너 지음, 올드스테어즈, 1만7000원)=영화평론가 전찬일과 라이너의 영화 이야기다. 우리가 왜 영화를 보는지에 관한 다소 철학적인 질문부터 영화의 흥행 조건, 관객의 감동을 끌어내는 요소, 명작의 기준, 배우의 연기, 사운드와 미장센 등 10가지 관점으로 영화라는 예술에 접근한다.

먹는 타이완사(옹자인·조밍쭝 지음, 박우재 옮김, 글항아리, 1만9000원)=타이완은 외국의 식습관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 음식을 발명하기도 했다. 원저우 거대 만두 등은 모두 타이완 특유의 것이다. 타이완 음식문화의 포용성과 창의성을 보여 준다. 루러우판 감별법 등 20세기 생활사와 깊게 맞물린 타이완 요리문화를 볼 수 있다.

혼자라서 외로운 사람 혼자서도 행복한 사람(아리카와 마유미 저자 지음, 정문주 옮김, 시크릿하우스, 1만7000원)=고독은 결코 불행이 아니며, 혼자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멋있고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책은 말한다. ‘혼자’를 기본으로 삼으면 마음에 자유가 생긴다. ‘혼자서도 행복한 사람’은 자기감정을 중심축으로 삼아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삶을 즐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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