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있는 사과 요구하면서 “한 번도 연락 없으니 처벌 원해”

음주운전 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당하며 선수 생활을 마친 전 제주유나이티드 FC 골키퍼 유연수가 가해자의 태도를 지적하며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유연수는 지난 21일 YTN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에 게스트로 출연해 재판장에 출석한 음주운전 가해자 A씨의 태도를 언급했는데, 그는 “변호사가 ‘껌만 안 씹었을 뿐 너무 껄렁껄렁하고 당당하게 나왔다’고 했다”며 “사과도 안 하면서 그렇게 나왔다는 소리에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또 “예의상으로라도 하는 사과의 말도 일절 없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A씨가 “1심의 징역 4년이 길다”고 항소한 것과 관련해 “나한테는 4년도 적은데 많다고 하니”라면서 “원래 검사가 1심에서 5년을 구형했는데, 4년을 받았다. A씨가 반성의 기미를 보이고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데,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좋겠다. 가해자가 나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받아줄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 번도 연락이 없었다. 이에 더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는데, 이에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A씨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A씨의 공탁금 820만원에 대해 “하반신이 마비된 25살 청년에게 820만원을 공탁했다”며 “피해자를 약 올리나? 조롱하는 것이냐”고 질타했는데, 다음 공판은 오는 4월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A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40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17%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차량에는 당시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였던 김동준·유연수·임준섭과 트레이너 등이 탑승하고 있었는데, 이 중 유연수가 크게 다치며 응급수술까지 받았지만 하반신 마비를 진단받았다.
이후 유연수는 1년 가까이 재활에 집중했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25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현재는 재활하면서 패럴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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