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주엽 휘문고 농구부 감독(사진)이 방송 등 이유로 업무에 소홀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교육 당국이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장학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 감독 아들이 다니는 중학교 농구부 코치에게 폭언을 했다는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되며 부당 압력 의혹도 제기됐다.
15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휘문고 농구부 학생 선수의 학부모들은 감사관실 공익제보센터를 통해 현 감독에 대한 각종 탄원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현 감독이 부임한 이후 방송 촬영 등을 이유로 연습 경기와 훈련에 불참하며 학생 방치, 인권 침해, 갑질 등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연습 경기에 현 감독이 참석하지 않았는데, 당시 한 선수가 부상을 입었음에도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해당 학생은 눈 부위가 크게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지만 코치진의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학부모가 농구 코트에 들어와 수습한 뒤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 감독이 본인 아들 2명이 소속된 휘문중 농구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중학교 농구부 감독은 학교 재단 측으로부터 현 감독의 두 자녀를 농구부에 가입시키도록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현 감독이 농구부원들이 돌아가면서 맡는 상황판 작성을 자기 아들만 맡는 것 같다고 항의하며 감독에게 폭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 감독과 휘문중학교 농구부 코치가 나눈 실제 녹취 파일이 SBS를 통해서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이뤄진 현 감독과 휘문중 코치의 통화 내용을 보면 코치는 “저번에 아버님이 전화 오셔서 ○○이(현 감독 아들)만 적는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라고 말했다. 현 감독은 코치가 자신을 ‘학부모’로 대하자 “야, 내가 아버님이냐, 이 ××야. 지금 네 선배로 전화했지”라며 욕설을 섞어 답했다.
학부모들이 잇따라 현 감독에 대한 탄원서와 호소문 등을 제출하자 서울시교육청은 휘문고와 휘문중에 자체 조사를 지시한 뒤 특별 장학까지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늦어도 내주 초반까지 휘문고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받은 후 곧바로 특별장학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현 감독은 언론을 통해 “방송 활동은 일과시간 이후나 주말을 이용해서 했다. 지도자 업무에 소홀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아들 관련된 통화에 대해서는 “아이마다 각자 정해진 일이 있는데 (우리 아이가) 다른 일을 하게 돼서 항의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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