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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행동하는 정부를 위한 해양경찰의 스킨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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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04 23:06:00 수정 : 2024-03-04 23: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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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이자 전 세계 스테디셀러 ‘어린 왕자’로 잘 알려진 생텍쥐페리는 그의 저서에서 어린 왕자와 여우와의 대화 중 여우가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해가 돋는 것처럼 환해질 거야’라고 말하는 구절을 적었다. 어린 왕자의 ‘서로 길들인다는 것이 무슨 뜻이지?’라는 물음에 여우는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고, 너와 내가 관계를 맺는다면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라고 답한다. 바다의 안전을 책임지는 해양경찰 입장에서 보면 수산인·선원·어민·레저객 모두 관심을 갖고 배려해 관계를 맺어야 할 소중한 존재인 바다 가족들이다.

해양경찰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난 1년간 현장의 문제는 그곳에 답이 있다는 자세로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국민의 해양경찰’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서해5도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국군 장병들 격려 차원에서 인천 강화군 말도를 방문했으며, 수산물 소비 진작에 동참하기 위해 어시장을 직접 둘러봤다. 또 온누리상품권이 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사용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 장관에 정책 건의, 매년 급증하는 해양사고 예방 목적의 낚시업 종사자 및 어민 간담회 개최 등 바다 가족의 안전·고충을 해결하려고 소통에 항상 노력해 왔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현 정부는 ‘행동하는 정부’를 내세우며 2030세대와의 청년 스킨십을 강조하고, 정부와 국민 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중시한다. 드넓은 바다를 관리하는 해양경찰 역시 국민과의 상호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접적 접촉 강화와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속초를 찾았을 때 작은 항포구의 소형선주협회에 먼저 들어가 인사를 하자 어민들이 놀라며 고마워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갑작스러운 짧은 만남이었지만 지역 어민들과 많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저명한 해양수산 전문가를 만나 고견을 많이 들었지만, 현지 어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며 많이 반성하고 깨닫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작은 만남과 소통들이 모여서 우리 해양경찰과 어민들의 좋은 신뢰를 쌓는 밑거름이 된다고 판단한다.

올해도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국민의 해양경찰’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우선 성과와 역량을 중심으로 조직을 혁신하고, 미래형 경비체계(MDA 체계)를 차질 없이 구축할 것이다. 또한 더 이상 바다에서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안전 역량을 고도화할 것이고 마약, 밀항 등 해양범죄 척결, 국가안보 수호, 국제 해상치안 기관과의 교류에도 전념할 것이다. 이 같은 임무 수행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게 스킨십이다. 파도가 해안에 부딪치듯 해양경찰이 국민에게 다가서는 발걸음은 강력한 소통의 바람을 일으키리라 본다.

무엇이든지 첫술에 배부르지는 않겠지만 작은 행동이 해양경찰과 국민 간의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해 큰 결과를 낳는다고 믿는다. 바다는 항상 우리 생명의 원천으로 그 넓은 품에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해양경찰은 앞으로도 이러한 바다를 지키고 안전을 책임지며 수호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아가야 한다. 말단 순경부터 청장까지 1만3000여명의 모든 해양경찰 직원이 바다 가족들과 만나고 좋은 관계를 맺는다면 ‘어린 왕자’ 책의 구절처럼 모두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들로 아름답게 빛날 수 있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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