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 재정 1조원 시대를 열겠습니다.”
오는 6월 강원대 제13대 총장에 취임하는 정재연(55·사진) 강원대 교수(경영·회계학)는 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강원대가 지속해서 발전하려면 탄탄한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정 교수는 평소 5000억원 수준인 강원대 1년 예산을 취임 이후 1조원까지 끌어올릴 생각이다. 현재 한 해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운용하는 대학은 서울대와 카이스트(KAIST) 등 일부다.

필요한 5000억원 가운데 절반은 재정 수준이 2500억원인 강릉원주대와 통합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 구상이다. 강원대는 글로컬대학30 사업 일환으로 강릉원주대와 통합을 앞두고 있다. 나머지 2500억원은 국가 지원금 추가 확보, 내외국인 학생 유치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 교수는 “서울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5800만원인 반면 강원대는 1990만원이다. 거점국립대 중 중하위권 수준”이라며 “확보된 재정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교수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겠다. 교직원들 처우 개선과 복지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강원도는 지역소멸지수가 상당히 높다. 지역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으려면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뿐”이라며 “지방자치단체만의 힘으로는 힘든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학이 나서야 한다. 지역기업과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일자리를 만들어내면 자연스럽게 경제활동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가 이처럼 재정 문제를 강조하는 이유는 그가 공인회계사 출신 경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회계법인에서 10년간 일했다. 2003년 강원대 회계학전공 교수에 임용되면서 교육자가 됐다. 거점국립대 최초 공인회계사 출신 총장 취임을 앞두고 있는 정 교수는 “사실 교수가 꿈이었다. 경영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공인회계사에 도전했을 뿐”이라며 “제자들과 함께하는 일상이 즐겁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강원대 학과점퍼를 입고 신촌에 가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 대학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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