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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訪中 한국인 908% 폭증’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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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03 23:00:37 수정 : 2024-03-03 23: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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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 1월 14만 방문’ 잇단 보도
장자제 노선 재개 등 관광 띄우기
실상은 외국인에 제약 많아 불편
내수 살리려면 편의 개선이 먼저

최근 중국중앙(CC)TV 등 다양한 중국 매체에서 올 1월 중국을 찾은 한국 관광객이 14만명을 넘어 지난해 대비 908% 늘었다고 보도했다. 거의 열 배가 넘게 증가했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듯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 통계 자체는 틀린 것이 아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중국을 찾은 방문자는 1만4115명이었고 올해 1월은 14만2377명으로, 실제로 908.69% 증가한 것이 맞다. 다만 전월(13만207명) 대비로는 증가세가 9.3%에 그쳤으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착시 효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우중 베이징 특파원

시계를 조금 더 돌려 보면 더 명확해진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년 동안 중국을 찾은 우리 국민의 수는 344만4204명이었다. 이러던 것이 코로나19를 맞아 2020년 28만5974명으로 줄더니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악명 높던 2021년(4만4641명)과 2022년(5만2203명)을 거쳐 급감했다가 지난해 106만9687명으로 100만명을 가까스로 넘겼다.

CCTV는 한국 각 항공사가 한국 관광객의 중국 여행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중단했던 부산∼시안, 인천∼장자제(장가계) 노선 등을 재개한다고 전했다. 특히 장자제 노선은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운영한다며 한국 국민들은 장자제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부모에게 효도하려면 장자제 여행을 보내라는 말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는 다르게 한국인들에게 여행지로서의 중국은 점점 매력을 잃고 있는 듯하다. 양국 간의 감정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다른 요인도 만만찮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지인들이 입을 모아 토로한 불만이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중국 현지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중국 계좌가 있지 않으면 각종 결제부터 택시 잡기 등 기본적인 관광 일정에 제약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을 통한 전자결제가 일상화하면서 진행된 ‘현금 없는 사회’가 거주자들에게는 편하지만 관광객들에게는 오히려 불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미리 현지 결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와도 정작 현지에서는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고, 해외 카드와 연동되지 않아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에 중국 당국은 최근 외국인 방문객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중국 내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거래 한도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들이 중국에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을 사용할 때 신분확인이 까다롭고 해외 카드와 연동되지 못해 성공률이 낮은 문제가 있었다며 신분확인 절차 간소화와 카드 연동 효율성 제고도 추진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은 또 외국인들과 모바일 결제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을 위해 관광지 및 철도역 등에 현장 매표소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조치는 중국 경제의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며, 다소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 같은 조치는 관광객들의 편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각국에 비자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비자 수수료를 인하하고 요건을 간소화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중국의 안보 강화 기조에 따른 여행객의 불안감이다. 반(反)간첩법과 국가기밀법 개정안 등이 연이어 시행되면서 방문을 꺼린다는 관광객도 의외로 많았다. 이런 안보 강화는 국내 단속용으로 더 많이 쓰이지만 그렇다 쳐도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는 외국인들의 발길을 끌기에 적합한 소식은 아니다. 중국의 관광객 유치가 성공하려면 이런 제약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일 듯하다.

최근 당국이 노력을 기울이는 투자와 외국 기업 유치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투자하라”는 공허한 외침보다 실제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만이 중국에서 발을 빼려는 기업들을 다시 붙잡아두고, 신규 투자도 늘릴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이우중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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