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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카드로 살 수 있나요?"… 눈치 보는 아이들 없게 앱으로 비대면 주문 [밀착취재]

입력 : 2024-02-28 16:42:59 수정 : 2024-02-29 10: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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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낙인찍는 급식카드…배달앱으로 비대면 주문
경기도 아동급식지원 플랫폼, 7월 29개 시·군 확대
2023년 5∼12월 용인·의왕 시범 운영…2426건 주문
일선 관계자 “개선점 있지만 지속 가능 급식체계”

“이거 살 수 있나요?”

 

경기 수원시에 사는 중학생 A양은 편의점 계산대에 물건을 올려놓을 때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얼굴을 붉히곤 한다. 경기도에서 준 선불 아동급식카드(G드림카드)로 도시락을 사 먹으며 음료 등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지 물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동네 음식점을 갈 때도 키오스크가 있는 곳을 주로 찾는다. 혹시라도 결제되지 않는 가게나 주인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다. 

 

결식 우려 아동들이 ‘낙인 효과’를 걱정하지 않고 배달애플리케이션(앱)으로 비대면 주문할 수 있는 ‘아동급식지원 플랫폼 사업’이 오는 7월부터 경기도의 거의 모든 시·군으로 확대 운영된다.

경기도청 광교청사

28일 도에 따르면 아동급식지원 플랫폼은 2022년 도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이다. 배달앱을 열고, 결제 수단에 아동급식카드를 등록하면 1회 최대 8000원, 하루 3만원 내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음식 주문과 함께 최대 3000원의 배달쿠폰을 월 4회씩 사용할 수 있다. 배달에는 도의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활용된다.

 

다음 달부터 대상 지역에 수원·평택·파주·광명·구리·안성·여주·동두천이 추가돼 10개 시·군으로 늘고, 7월부터는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포천·양평을 제외한 29개 시·군에서 사용이 가능해진다. 포천과 양평의 경우 도시락 및 부식 배달로 이미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도내 급식은 매일 1식부터 3식까지 다양하게 제공되는데, 대상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3만3754명(3식 794명 포함)이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파악한 전국의 결식 우려 아동 30만명의 10%가 넘는 수치다.

 

앞서 도는 지난해 5~12월 용인과 의왕에서 플랫폼을 시범 운영했는데 2426건이 이용됐다. 이 지역의 급식카드 보유 아동은 1992명이다. 

이 플랫폼은 온라인 주문·결제뿐 아니라 위치 기반 가맹점 조회, 일대일 질의·응답 기능도 갖춰 아동들이 근처의 이용 가능한 음식점을 찾아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도록 했다. 주문 시간과 위치 등 이용 성향을 분석해 이상징후를 점검하는 등 부정수급 모니터링 기능도 있어 급식 지원 담당 공무원의 행정 효율화도 꾀했다.

 

도는 △편의점 QR코드 결제 △아동급식 통합관리 시스템 △주문한 음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영양관리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일선 읍·면·동 관계자들에 따르면 플랫폼 이용률은 아직 높지 않은 상태다. 아동 245명이 시범사업 대상이던 의왕시의 경우, 8개월간 전체 이용 건수는 181건에 그쳤다. 매달 10명 안팎의 아동이 16∼30건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 1677명이 대상이던 용인시도 전체 이용 건수 2245건, 매달 126∼400건의 실적을 나타냈다.

시 관계자들은 “아직 이용 아동 수가 적고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인 ‘행복이음’과의 연계 부족 등 전산·앱 서비스에선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있지만 결식 우려 아동의 낙인감 해소와 급식 선택권 확대로 지속 가능한 급식체계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용인·의왕=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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