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카메라 사려다 ‘삼자사기’… 500만원 뜯긴 유튜버 커플

“판매자와 직접 만나 거래한다는 생각에 경계심 풀었던 것 같다”

최근 9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커플 유튜버 채널인 ‘소근커플’의 운영자 김근명, 이소영 씨가 고가의 중고 촬영 장비를 구매하려다 500만 원의 금전 피해를 본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이 설명한 사기 수법은 이러하다. 우선 그들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약 500만 원 상당의 고가의 카메라글을 발견하고 구매하기 위해 판매자와 직접 만나 거래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거래 당일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던 중 판매자가 일이 생겨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낸다고 연락해 왔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물건을 판매하던 사람은 구매자들에게 “제품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하라”라고 말하며 그들을 안심시켰다.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미리 나와 있던 판매자의 대리인이 들고 있는 카메라는 내가 인터넷으로 봤던 것과 똑같은 제품이었다.

그렇게 카메라의 상태를 확인해 보니 성능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서 구매하기로 결정하고 판매자에게 연락하여 입금할 계좌번호를 받았다.

이때 문제가 생겼는데 판매자의 대리인은 자신에게 돈이 입금되지 않았다며 카메라를 넘겨주지 않은 것이다. 그 순간, 중고 거래 사이트의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던 판매자와도 연락이 두절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삼자사기를 당한 것인데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사기꾼이 카메라를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에게 동시에 접근하여 각각 판매자와 구매자인 척 연기하면서 거래를 성사시킨 후 그 사이에서 돈이나 물건만 가로챈 것이다.

이들은 제품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판매자인 것처럼 속여 자신의 계좌로 입금하도록 유도한다. 사기꾼들은 보통 직거래가 아닌 택배거래를 유도하며, 구매 의사를 밝힌 후 바로 연락을 끊거나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번호를 알려주어 돈을 입금하게 한 뒤 잠적한다.

잘못하면 양쪽 모두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김씨는 “판매자의 과거 거래 내역이나 사기 이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나 어플을 통해 검색하고, 물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양의 사진을 요청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일단 판매자와 직접 만나 거래한다는 생각에 경계심을 풀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 있던 판매자 대리인과 보다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은 건, 판매자가 '대리인과 심부름 값으로 좀 다퉜다. 대리인에게 카메라의 실제 가격은 언급하지 말아 달라'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나중에 알고 보니 실제 판매자도 우리가 구매 대리인인 줄 알고 있더라. 그래서 서먹한 상태로 서로 대화를 길게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 유튜버 커플은 사기꾼에게 돈을 송금한 채 물건을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 이들은 경찰에 신고 후 처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직거래라도 대리인이 나온다고 하면 절대 거래하지 말라”라고 당부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