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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10년새 두 배 껑충… 비만·당뇨 관리부터

입력 : 2024-02-26 07:00:00 수정 : 2024-02-25 21: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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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60여만명… 가임기 여성 비중 높아
에스트로겐, 발병 위험 높여… 섭취 주의

통증·출혈 없으면 약물로 근종 성장 조절
근종이 자궁 내막 누르면 절제 수술 필요
최근 복강경 수술법 발전… 절개 최소화

# 30대 여성 A 씨는 최근 묵직한 통증에 병원을 찾았다가 자궁근종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크기와 개수 등을 고려할 때 수술이 필요하다고 권유했다. A씨는 “악성종양이 아니라 안심했지만 아직 미혼이라 수술을 놓고 고민이 됐다”며 “병원에서는 괜찮다고 했지만 혹시라도 임신이 안 될 수 있다는 걱정에 철학관까지 몇 군데 다녀왔다”고 토로했다.

자궁근종 환자 수가 최근 10년 새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25만7215명이던 자궁근종(D25) 환자 수는 2022년 60만7526명으로 2.3배 늘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비율이 높다. 20∼30대가 20%에 육박하고, 늦은 출산 경향까지 감안해 40대까지 포함할 경우 환자의 절반이 넘는다.

◆많은 경우 증상 없어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평활근)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양성종양을 말한다. 양성종양은 ‘혹’ 같은 것으로 흔히 악성종양으로 불리는 암과 달리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신체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고 크기 등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대부분 추적 관찰을 권한다.

자궁근종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결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권소정 노원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경 시기가 10세 이전이라면 근종 발생률도 높아지고,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호르몬제 또는 건강기능식품 복용은 자궁근종의 발생 위험을 높이고 기존 근종의 크기도 키울 수 있다”며 “과체중, 비만은 자궁근종을 3배가량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가 있다면 체질량 지수와 관계없이 발생률이 늘어나는 만큼 평소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궁근종은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종양이 생긴 부위와 크기에 따라 증상이 일찍 나타나기도 한다. △월경 양과 기간 증가 △월경 기간 아닐 때 출혈 발생 △기립성 어지럼증 △심한 피로감 △골반통 △방광 등 주변 장기 압박에 따른 빈뇨, 요실금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방치 시 난임·유산 원인이 되기도

많은 양성종양이 그러하듯 통증이나 출혈, 크기 변화가 있지 않으면 꼭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자궁근종이 가임기 여성에서 나타날 때다. 특히 자궁 안쪽에 발생하는 점막하근종은 자궁강내 변형을 동반해 난임·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근종의 위치, 환자의 나이, 폐경 여부, 증상 유무, 근종의 변화 양상, 출산 계획, 자궁 보존 희망 여부 등에 따라 구체적인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자궁근종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약물을 복용해 증상을 조절하고, 항에스트로겐제제나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제를 사용해 근종의 급격한 성장을 조절한다. 약물로 조절이 되지 않고 증상이 점차 악화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근종이 자궁 내막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중요한데 근종이 자궁 내막에 붙어 있거나 자궁 내막을 누르고 있거나 자궁 내막 아래로 튀어나와 있다면 크기가 작아도 생리량을 상당히 늘어나게 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근종만 제거하면 임신도 가능하다. 다만 이후 출산 진통 시 자궁 파열의 위험이 있으므로 자연분만 대신 제왕절개로 출산해야 한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술적 치료는 크게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절제술이 있는데 과거에는 개복술(배를 가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경우 출혈량이 많고 수술 후 회복이 오래 걸려 환자의 부담이 컸다.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극복해 배에 작은 구멍 몇 개를 내는 방식으로 절개 범위를 최소화한 복강경 수술이 발전했다. 거대 자궁근종의 경우 개복술을 많이 하지만 2021년 국내에서 28㎝에 이르는 거대 자궁근종을 로봇 복강경 수술로 제거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정영신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는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해 자궁근종의 육종성 변화나 2차 변성이 의심될 때”라고 설명했다. 또 “자궁근종은 여성 삶의 질은 물론 임신과 출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1년에 한 번은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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