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에서 수십곳의 대학, 병원, 박물관 및 비영리단체들이 화석연료 회사에서 일하는 로비스트들을 고용하면서 기후 위기를 방조하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비스트들이 기후변화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동시에 대변하는 일이 전미국적으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욕 주정부 차원의 로비 정보 공개 데이터베이스인 F마이너스, 대정부 감시 비영리 프로젝트 리틀시스 등이 작성한 보고서는 뉴욕에서 가장 높은 명성을 가진 로비회사들이 기후위기의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하면서 이중 업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뉴욕주 6개 로비 회사들의 고객 명단을 분석했으며 기후 위기를 늦추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는 뉴욕의 문화계 기업계 및 교육계 선두주자들이 어떻게 화석연료 산업과 은밀히 연결돼있는지 폭로했다.

한 예로 뉴욕대(NYU)는 지난해 석탄, 석유, 가스회사들로부터 50억 달러의 기부금을 받지 않기로 했지만 발레로, 내셔널그리드 등 6개 화석연료회사들과 로비스트들을 공유하고 있었다. 담배 연기가 건강에 미치는 치명적 영향을 교육하는 비영리 단체 ‘토바코프리키즈액션펀드’는 기후위기를 부정하고 다량의 대기 및 수질 오염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코크인더스트리(KOHK)와 같은 로비 회사를 고용하고 있었다. 멸종 위기 동식물들이 등장하는 작품을 전시하는 ‘뉴뮤지엄’은 미국 최대 가스관 운영사인 윌리엄스컴퍼니와 같은 로비 회사를 고용하고 있다.
F마이너스 전무이사 제임스 브라우닝은 “사람들은 NYU와 같은 대학들이 캠퍼스에 설치된 전구들의 에너지 효율을 따지고 있지만 그들은 돌아서서는 기후 위기를 야기하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로비스트들을 고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비스트들이 화석연료 회사 고객들과만 일한다면 (뉴욕주) 올버니의 (주) 의원들은 그들(화석연료 회사)을 무시하고, 그들의 전화에 답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이지만 이들 로비스트들은 뉴욕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모든 명망있는 고객들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일종의 방패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이 문제가 뉴욕주를 넘어선 전미국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미국 전역의 1500여개 로비스트 회사들이 민주당 성향 지역정부, 대학, 빅테크 기업들과 화석연료 회사들을 동시에 대변하면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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