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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우려에 ‘등록금 동결’ 이탈 러시… 4년제 대학 14% ‘인상’

입력 : 2024-02-18 18:59:16 수정 : 2024-02-19 00: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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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137곳 2024년 등록금 확정

인상 법정한도 5.64%까지 올라
국가장학금 지원 포기하고도
대책 운영 문제없다 판단한 듯
등록금 올린 학교 작년 1.6배 증가
2012년 이후 최다 기록 가능성도
“정부 방침 따를 것” 응답 6% 그쳐

정부가 16년째 대학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고 있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재정난이 커지면서 간접 인상 효과의 국가장학금을 포기하고 등록금 인상을 택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대학은 20곳 가까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각 대학이 공개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회의록 등에 따르면 16일까지 4년제 일반·교육대 193개교 중 137개교(71%)가 2024학년도 1학기 등록금을 확정해 공개했다. 이 중 전년보다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의 비율은 13.9%(19개교)로 집계됐다.

이는 2023학년도 1학기 8.8%(193개교 중 17개교)의 1.6배 수준이다. 아직 등심위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대학도 있지만, 나머지 대학이 모두 등록금을 동결·인하하더라도 등록금 인상 대학 비율은 지난해보다 높은 9.8%가 된다. 남은 대학 중에서도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이 더 있을 가능성이 커 올해 등록금 인상 대학은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이 시행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이 늘어난 것은 물가상승률과 관련이 있다. 정부는 등록금 인상을 강제로 막지 못하기 때문에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은 대학에만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식으로 간접 규제하고 있다. 대학 입장에서는 등록금을 올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거나, 등록금을 동결·인하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선택지가 있는 셈이다.

 

현재 고등교육법은 ‘대학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상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등록금 인상 법정 한도는 2020학년도 1.95%, 2021학년도 1.20%, 2022학년도 1.65% 등으로 1∼2%대를 유지해 대학 입장에선 등록금을 동결하고 국가장학금 지원을 받는 것이 유리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급등하면서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해 등록금 인상 법정 한도가 4.05%까지 치솟자 사립대 중 동아대에서 가장 먼저 등록금 인상을 들고 나왔다. 당시 동아대가 국가장학금으로 받을 수 있는 지원은 3800억원인데 등록금 인상으로 늘어나는 수익은 500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학생들이 등록금을 올려도 좋으니 화장실 좀 고쳐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등록금 인상 한도가 5.64%까지 올라가면서 더 많은 대학이 국가장학금 지원과 등록금 인상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대부분 재학생 5000명 미만인 소규모 대학 위주로 등록금을 인상했지만, 올해에는 재학생 1만명 이상인 대규모 대학에서도 잇따라 등록금을 인상하고 있다. 재학생 2만명 안팎인 계명대와 조선대는 등록금을 각각 4.9%씩 올리기로 했고, 재학생 1만명 이상인 동의대와 경성대도 등록금을 올렸다. 이들 대학이 등록금을 올린 것은 13∼16년 만이다. 이밖에 동아대와 경동대, 감리교신학대, 서울기독대 등도 등록금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정부는 지난해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이 잇따르자 이례적으로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등록금 동결 기조에서 이탈하는 대학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등록금 인상 한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대학 사이에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어서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을 조사한 결과 등록금 정책과 관련해 ‘정부 방침을 따르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1월 33.6%(116명 중 39명)에서 올해 1월 5.9%(6명)로 급감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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