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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 아닌 보통 사람 간디… 치열했던 삶과 사상 조명

입력 : 2024-02-16 22:30:00 수정 : 2024-02-16 19: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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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평전/박홍규/들녘/2만원

 

우리말로 읽을 수 있는 간디 평전은 대부분 사실의 나열이나 간디를 성자로 찬양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마하트마’라는 호칭은 ‘성자’라는 뜻의 존칭이지만 그의 이름의 일부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저자는 간디를 성자가 아닌 보통 사람으로 본다. 그래서 이 책은 그의 약점이나 문제점도 인정하는 ‘비판적 간디 평전’이다.

박홍규/들녘/2만원

저자는 인도의 독립을 이끈 리더로서의 간디보다는 비폭력 불복종 운동가 또는 인권 투쟁가로서의 면에 주목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분량을 간디가 인도에서 펼친 독립운동을 설명하는 데 할애하는 여타 평전들과 달리, 3년도 채 안 되는 영국 유학 시절에 총 8부의 책 내용 중 한 부를 할당한다. 이 시기가 간디 사상의 형성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디의 생애 전반을 비교적 균형 잡힌 비중으로 다룬다는 것이 이 책의 특색이다.

특히 간디의 핵심 사상인 사티아그라하를 자세히 소개한다. ‘진리 파지 운동’이나 ‘진리 실험 운동’ 등의 어려운 말로 번역되고 있지만 사티아그라하는 한 마디로 ‘파업’이다. 결국 간디의 삶은 ‘파업 인생’이었던 것이다. 간디의 파업 대상은 종교·학문·사상·제도 등뿐 아니라 심지어 육식이라는 식사 양식까지 포함된다.

간디는 성자는 아니었지만 ‘비폭력 시민저항’, ‘청빈’, ‘자기성찰’ 등을 보여준 사상가이자 행동가다. 간디를 적대시했던 윈스턴 처칠은 그를 ‘약한 지도자’라 했지만 아인슈타인은 “앞으로 인류 앞에 그와 같은 사람은 다시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극찬했다.

저자는 간디가 훌륭한 인간이었지만 현재 우리가 처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대안적 인물은 아니라고 말한다. 간디 또한 실수가 잦았으며 약점과 모순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고치려 노력했다는 점이 그를 빛나게 한다. 이것이 그의 삶 자체를 치열한 싸움으로 만들었고 결국 극단 비판자가 쏜 총탄에 쓰러지게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간디가 남긴 것은 무한한 폭력과 욕망의 시대에 ‘비폭력”과 ‘청빈’의 표상이었음은 분명하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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