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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해상국경’ 침범, 무력도발로 간주“… NLL, 다시 화약고 되나 [北 김정은, NLL 무력화 도발]

입력 : 2024-02-15 18:59:34 수정 : 2024-02-16 01: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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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서해상 강대강 충돌 예고… ‘제2 천안함·연평도’ 우려

김정은 “해상국경선 적 침범할 땐
주권에 대한 침해… 무력도발 간주”
北, 남북 합의 ‘평화수역’ 폐기 수순

北, 헌법 개정 통해 국경선 명시 땐
서해 경제활동·해상순찰 등 트집
NLL 국지 충돌, 전면 확산 가능성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가 다시 한반도의 화약고가 될 위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NLL 부정과 새로운 ‘해상 국경선’ 언급은 북한이 또다시 ‘NLL 갈등’을 유도하며 대남 군사행동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김 위원장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은 서해상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NLL 인근 민간 어선 활동이나 우리 군의 군사 활동을 빌미로도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사일 시험 현지 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연평도와 백령도 지역에 군사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는 점에서 3월 한·미 군사훈련과 4~6월 꽃게철을 맞아 서해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농후해졌다”고 했다. 1999년 제1연평해전도 북한이 자신들의 꽃게잡이 어선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NLL을 침범하면서 벌어졌다.

 

조선중앙통신에 이날 보도된 김 위원장 언급 중에는 “3국 어선 및 선박 단속과 해상 순찰과 같은 구실을 내들고 각종 전투함선을 우리 수역에 침범시키며”라면서 중국 어선의 NLL 인근 불법 활동 단속 활동이나 순찰 등 우리 측 정당한 활동까지 북한에 대한 ‘주권침해’로 규정했다. 또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을 “적들이 구축함과 호위함, 쾌속정을 비롯한 전투함선들을 자주 침범시키는 수역”이라고 언급했다. 동·서해함대의 해안미사일병대대 전투편제 개편안을 결론내 하달했다고 밝혀 북한이 일방적으로 설정해 주장하는 ‘해상 국경선’에 군사활동을 증대시킬 가능성도 시사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말이 아니라 무력으로 해상 주권을 사수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강력한 군사력에 토대한 자위권 행사를 강조하고 있다”며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배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이르면 오는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영토·영공·영해 조항을 담은 헌법 개정을 준비 중인 만큼, 새 헌법 조항을 확고히 하려는 상징적 의미로 더욱 강력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서해 NLL 무력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며 “서해상에서의 초강경 강대강 대결을 예고하는 것이며,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 국경선 수역을 언급한 것은 이 수역이 1차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지역으로 아예 못 박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이 인정한 해상 국경선을 사수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밝힌 점은 향후 남북 간 서로가 피하기 쉽지 않은 극단적 대결을 예고한다”며 “서해 NLL에서의 국지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현실이 가시권에 한 발 더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평도와 백령도를 언급한 것은 2010년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같은 공격을 암시하면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우리 해군은 해당 지역에서 적의 대함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책은 물론, 즉각적 보복을 위한 준비를 다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최근까지도 NLL 인근 지역 해안포문을 개방하는 등 긴장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서해 NLL 인근 북한군 동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해안포 포문 개방을 수개 또는 수십 개 이런 수준으로 계속 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제라도 우리 측 수역을 향해 포사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5일 NLL 인근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 발 이상의 해안포 사격을 했다. 포탄의 탄착 지점은 전부 NLL 북방 일대였지만 2018년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에 의해 설정된 해상 완충구역(적대행위 중지구역)에서 사격을 실시한 것이다. 우리 군도 맞대응 차원에서 북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포탄을 발사하며 사격훈련을 했다.

 

NLL은 1953년 정전 협정 당시 압도적 해군력을 가진 유엔군의 북방 경계선으로 선포된 뒤 사실상 남북 해상 경계로 굳어졌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북한은 안보 환경이나 전술적 필요에 따라 NLL을 부정하며 새로운 경계를 들고나왔다. 북한이 새로운 해상 경계를 어디로 설정했는지는 향후 헌법 개정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양 교수는 “2000년대 남북장성급회담 이후 주장했던, 우리 NLL과 유사하면서도 약간 남쪽으로 내려온 해상경계선이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김예진·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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