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 위기를 겪는 서울 초·중·고교 학생들을 위한 지원방안이 마련됐다. 올해 3월부터 문제행동 해결 전문가가 학교를 직접 찾아 문제를 중재하고 교사를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은 1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교실 속 정서 행동 위기학생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들어 학생의 심리·정서적 문제가 급증하고 주변 친구에게 욕설·폭언을 하고 교실을 이탈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시교육청은 정서행동 위기학생 생활지도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섰다.

지원방안의 핵심은 ‘긍정적행동지원(PBS)’ 체계 확대다. PBS 체계란 학생의 문제를 발견하고 동기를 찾아 행동중재계획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학생의 문제 행동에 집중하기보다 원인을 분석해 문제 행동을 줄이고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서울시교육청은 2022년부터 PBS를 일부 학교에서 실행하며 일반학교에서의 적용·확산 가능성을 논의해왔다. 그간 PBS는 특수교육 분야에서만 활용돼왔다.
이번에 발표된 지원방안은 PBS 체계라는 큰 틀 안에 예방 지원→전문 지원→집중·개별 지원 등 3단계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우선 예방 지원 단계에선 학생들을 관찰하기 위해 ‘마음EASY선별검사’를 각 학교에 배포하고 온라인 상담창구 등을 운영한다. 3월 말∼4월 초에는 학교 현장에 ‘교실 속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북’ 동영상을 보급하고 학생의 문제행동에 대해 교사들이 협의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학교 간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을 추진한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이 발견되면 전문가가 학교 현장을 방문해 직접 관찰한다. 행동중재전문가가 학교를 방문해 학생의 행동을 살피고 교사를 지원하는 과정으로 한 학기 동안 정기적으로 전문가와 교사가 1대1로 만나거나 요구 시 한시적(3∼5주)으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문제가 심각하게 반복될 경우 분야별 전문가팀이 개입한다. 심각한 문제행동 학생에 대해선 PBS 사업을 통해 담임교사와 집중·개별적 지원을 한다. 정신과 의사 등으로 구성된 ‘마음건강 전문가’가 학교를 방문해 상담하고 필요할 때 병원 등 전문기관을 연계해 1인당 100만원까지 치료비를 지원한다.
특히 자살시도 또는 심각한 자해를 시도한 심리 정서 고위기 학생을 위해선 ‘네잎클로버를 찾아가는 위기 지원단’을 구성한다. 학생, 교원, 보호자, 학급을 4개의 클로버 잎사귀로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PBS 체계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효과가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개발에 참여한 문수정 좋은교사운동 위기학생연구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때 문제 행동 학생에게 PBS를 적용한 적이 있는데 효과를 봤다”며 “수업 시간에 계속 노래를 불러 수업을 방해한 학생에게 음악 시간에 혼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등 대체행동을 개발했더니 (이 시간이) 마중물이 돼 행동이 하나하나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우울과 불안으로 마음이 아픈 학생은 학교를 고통스러운 곳으로 느끼기도 한다”며 “지원방안을 통해 교실이 침체되지 않고 활력이 넘치도록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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