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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은 새롭고 흥미로운 발견… 머지않아 노벨상 수상 작가 나올 것”

입력 : 2024-02-13 19:52:19 수정 : 2024-02-13 19: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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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느낀 행복들’ 펴낸 바버라 지트워

1세대 韓문학 에이전트로 꾸준히 활약
신경숙·한강 등 여러 작품 세계에 알려

“韓 작가들 미래 지향적 사고 앞서 있어
모든 나라 출판사가 한국 책 내길 원해
에이전시 설립해 출간 안 한 신인 발굴
좋아하는 작가만 맡는 게 첫 번째 규칙”

아니야. 그는 다시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었다. ‘한국의 행복서’ 같은 책을 찾기 위해서 오랫동안 많은 곳을 찾아다녔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덴마크의 ‘휘게(hygge, 작은 행복)’나 일본의 ‘이키가이(삶의 의미)’를 다룬 작은 책이나 덴마크나 일본 문화를 다룬 책들은 세계적으로 수백만 권이 팔리고 있었다. 읽기 쉽고 내용도 좋아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만약 이런 형식으로 한국의 행복에 관한 책이 나온다면. 그런데 좋은 책을 찾을 수 없다면….

“왜 한국인가?” 더구나 오랫동안 한국 문학을 소개해온 그는 출판업계 사람들이나 친구들, 가족 모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받았다. 당신과 한국은 어떻게 되나요? 왜 한국을 좋아하나요? 만약 이런 책을 쓴다면 자신이 느낀 것을 몇 시간이고 설명하는 대신 그냥 사람들에게 책을 주고, 다음처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 이것을 읽어보세요! 그러면 제가 왜 한국을 사랑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많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에 알려온 바버라 지트워가 한국의 매력을 소개한 책을 펴냈다. 그는 “한국이 세계에 더 많이 개방될수록 한국이 얼마나 특별하고, 훌륭하고, 멋진지 더 빨리, 더 많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바버라 지트워 제공

직접 쓰기로 결심했다. 10년 넘게 한국을 여행하면서 한국 문학을 소개해 왔고, 좋은 한국 작가들을 친구로 사귀었으며 한국과 사랑에 빠진 그 아니었던가. 즐겁게 썼다. 특히 한국 작가와 친구들로부터 재밌는 이야기와 훌륭한 요리법을 전수받는 건 즐거웠다.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방영되기 전에 책을 다 썼지만, 한동안 미국 어디에서도 책을 낼 수 없었다. 다행히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에서 먼저 책이 출간되면서 그의 첫 소설을 출간해준 영국 출판사에서 영어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신경숙과 한강, 김영하 등 많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에 알려온 제1세대 한국 문학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가 한국의 매력을 소개한 책 ‘한국에서 느낀 행복들’(문학수첩)을 펴냈다. 지트워는 책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발견한 소소하지만 행복한 순간과 키워드를 외부의 시선으로 소개한다. 한국인의 소통, 음식, 집, 가족, 자연, 계몽, 자매애, 애견 등등. 각 장 뒤에는 대표적 한국음식 에피소드와 간단한 조리법도 담겼다. 언젠가 강화도 전등사를 찾았을 때 경험한 일화는 인상적이다.

“어느 날 스님 한 분이 함께 차를 마시자고 청하셨다. 통역자도 동석했다. 난 지난해 내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하소연했다. 남편이 복잡한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다행히도 완전히 회복했다). 결국 난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스님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제를 바꾸셨다. 통역자가 내 말을 전하기도 전이었다.

‘우리는 지금 행복합니다.’

스님이 위로하듯 말씀하셨다. 통역자를 통해 들은 스님의 말씀은 이랬다. 난 과거의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사느라 소중한 현재 순간을 낭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결국 어떻게 보느냐다. ‘네, 물론이죠! 우린 지금 행복해요.’

스님의 말씀을 따라 하고 나니, 문득 내가 왜 울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난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와 이 산속 절에 들어왔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인 이곳에서 스님과 함께 차를 마시고 있지 않은가! 스님의 말씀은 단순하지만 심오했다.”

한국 문학 에이전트 지트워는 왜 한국의 매력을 알리는 책을 내야 했을까. 그가 바라본 한국의 매력, 한국 문학의 가능성은 무엇일까. 지트워를 최근 이메일로 만났다.

―미국 사회와 세계에서 한국 문학과 한국 작가에 대한 인식이나 평가는 어떠한가.

“오늘날 한국 문학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새롭고 빛나는 문학적 발견으로 여겨진다. 제가 처음 한국 문학을 접했을 때, 신경숙과 한강, 정유정, 손원평 등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상상할 수 있나? 하지만 이제는 모든 나라의 모든 출판사가 한국어책을 출판하고 있다. 제가 이 트렌드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많은 에이전트와 출판사에서 모두 한국 책을 원하고 대표하고 싶어한다! 머지않아 한국 작가가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 만큼, 한국 작가들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작가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머지않아 한국 작가 중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는데.

“저는 신경숙이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현대 한국의 목소리이고, 수많은 책, 단편 소설, 에세이를 집필했으며, 그녀의 작품은 시적이고 대담하다. 각 책은 그 자체이고, 결코 반복적이지 않으며, 문학적으로 항상 새 도전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접근성과 매력을 갖고 있고, 누구보다 한국 문학과 다른 한국 작가들을 옹호했으며 한국 작가들에게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요즘 주목하고 있는 한국 작가가 있는지.

“항상 출간되지 않은 새로운 한국 작가들을 찾고 있다. 특히 철학적 전망과 미래 지향적 사고 측면에서 세계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새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서 에이전시를 설립했고, 에이전시의 첫 번째 저자인 진보라씨와 그녀의 데뷔작 ‘메모리케어’(은행나무)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 우리는 이 미지의 작가를 오는 3월 런던도서전으로 데려와 소개하겠다. 유럽의 도서 판매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유럽 출판사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된 책을 찾고 있다. 이는 번역에서 엄청난 기회이다. 방금 새 독일 에이전트를 만났는데, 그들은 독일이 어떻게 한국 도서에 점점 더 개방적인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많은 독일 출판사들이 한국 책을 많이 원한다. 더 이상 할당량은 없다. 그것은 대단한 일이다.”

―책에 여러 한국 음식을 소개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즐겨하는 음식은.

“개인적으로 인삼 삼계탕을 제일 좋아한다. 작은 마을 식당에서 처음 먹었다. 우리는 마루에 앉아 먹었는데, 밖에는 닭들이 뛰어다니고, 개 한 마리가 햇빛 아래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었다. 저의 할머니도 닭 수프와 치킨을 만들어 주곤 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의 치킨과 수프를 좋아했다. 할머니는 시골에서 우리를 소풍에 데려가시곤 했고, 큰 담요를 깔고 냄비에 담긴 닭고기 수프를 소풍에 가져오곤 했다. 인삼 삼계탕을 먹으면서 다시 할머니와 가까워지게 된다.”

1953년 태어난 바바라 지트워는 1995년 뉴욕에 문학 및 영화 에이전시를 설립하며 문학 에이전트 일을 시작했다. 특히 십여 년 전부터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비롯해 편혜영, 정유정 등 한국의 대표적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에 소개해 왔다.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고, 스스로 소설 ‘JM배리 여성수영클럽’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학 에이전시로서 원칙이나 방법이 있다면.

“제가 좋아하는 작품의 작가들만 맡는다. 그것이 저의 첫 번째 규칙이다. 어떤 책인지, 저자가 누구인지, 판매가 얼마나 어려운지 등은 관심이 없다. 책이 제 마음을 감동하게 하고 사랑에 빠지면 그게 전부이다. 저는 동일한 공동 에이전트와 함께 일해 왔으며 도움과 지원을 의지할 수 있는 훌륭한 친구와 동료가 있다. 신뢰는 우리 회사의 제1원칙이기도 하다.”

“저는 지금 그 일을 하고 있고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으면 쉴 수가 없고, 긴장을 풀 수도 없어요.” 지칠 줄 모르는 바버라 지트워는 지금 새 소설을 집필 중이라고 밝혔다. 언젠가 머릿속에서 ‘연인 탐정의 뜨개질 클럽(The Detective Lovers’ Knitting Club)’이라는 제목이 떠올랐다. 올여름까지 작업의 일부를 끝내고 출판사를 찾을 계획이다. “저는 많은 창의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소설에 쏟아부을 때 마음이 차분해지고 성취감을 느끼죠. 그렇지 않으면, 저는 출발 게이트에 갇힌 경주마와 같아서 필사적으로 달려나가고 싶어도 달리지 못하죠. 저는 달려야 합니다!” 그는 괄호 안에 설명을 덧댔다. “새 소설을 쓴다는 뜻이에요!”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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