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언급 중 ‘외국 회사의 조그마한 백’ 표현으로 국민적 관심 사안의 고의 축소라는 비판을 받은 박장범 KBS 앵커가 “백과 파우치 모두 영어”라며 “뉴욕타임스 같은 외신들도 모두 파우치라고 표기한다”고 말했다.
박 앵커는 8일 KBS ‘뉴스9’에서 대담 중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 발언 보도를 전하기에 앞서, “어제 대담 이후에 난데없이 백이냐 파우치냐 논란이 시작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명품백을 왜 명품백이라고 안 부르냐’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담에서 “최근에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그 조그마한 백”이라고 말했었다.
박 앵커는 ‘The First Lady and the Dior Pouch : A Political Crisis Grips South Korea’ 제목의 지난 1일자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 화면이 등장하자, “외신들은 모두 파우치라고 표기한다”며 “한국에서 이 제품을 팔았던 매장 직원도 파우치라 말하고, 김건희 여사를 방문한 최씨도 파우치라고 표현한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김 여사를 찾아가 명품 가방을 건넨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를 말한다.
“그렇다면 백이라는 표현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걸까”라는 질문과 함께 “김건희 여사 파우치 논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께 걱정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는 재차 ‘파우치’를 꺼내든 박 앵커 멘트를 끝으로 보도는 윤 대통령 대담으로 화면이 넘어갔다.
종합하면 외신이 모두 파우치로 표현한다는 박 앵커 주장이지만, 전부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The first lady and the Dior bag: the scandal shaking up South Korean politics’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A $2,200 Dior Handbag Shake South Korea's Ruling Party’라는 제목 기사를 비슷한 시기 냈었다.
앞서 민주당은 대담에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오히려 더 키웠다고 주장했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최고위원은 8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박 앵커의 질문이 ‘몸 사리기’에 가까웠다고 날을 세웠다.
2019년 5월 청와대 상춘재에서의 KBS 송현정 기자와 문재인 대통령 대담을 떠올리고 ‘기자 정신’이 없었다며 고 최고위원은 “참 비루하다”고도 어이없어했다. 대통령 앞에서 단어 하나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앵커 모습에 KBS 조직원들이 자괴감을 느꼈을 거라며 “수신료를 내고 계신 국민들도 이게 공영방송이 맞나 생각했을 것 같아서 참 씁쓸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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