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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돈 4억으로 '이단 해제' 청탁한 목사 ‘집유’

입력 : 2024-02-09 09:00:00 수정 : 2024-02-08 15: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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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 4억 한기총 사무총장에 건네
법원 “교회 이익 도모할 목적 아냐”

‘이단’으로 찍힌 한 대형교회의 목사가 이를 무마할 목적으로 교회 공금 4억원을 청탁금으로 썼다가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전범식 판사는 전날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서울 구로구 A 대형교회 김모(61) 목사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목사는 2013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사무총장을 지낸 목사 윤모씨에게 교회 공금 4억원을 부정 청탁 목적으로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김 목사의 부친이 담임 목사로 있을 당시인 1987년, 2만명가량의 성도를 거느린 A교회는 기독교한국침례회로부터 이단으로 분류됐다. 이어 1991년 대한예수교장로회도 같은 조치를 했다. 김 목사의 아버지는 2022년 10월 별세했다.

당시 한기총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윤씨는 김 목사에게 접근했다. 이단 해제와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김 목사는 이단 시비를 해소할 목적으로 윤씨에게 교회 공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한기총은 기독교한국침례회 등 교단에 이단 결의 재검증을 요청할 권한이 있다.

법원은 김 목사에게 불법 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보고 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불법 영득 의사는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보관 중이던 재물을 자신의 소유처럼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전 판사는 “김 목사는 A교회에 우호적인 윤씨를 통해서 이단 해제 문제를 잘 해결해 달라고 부탁하고 돈을 지급하도록 한 뒤에 기독교 문화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금원의 사용처를 숨겼다”며 “부정한 청탁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돈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김 목사 측이 ‘교회 성도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A교회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라기보다는 윤씨의 이익이나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상당한 규모의 A교회 목사로서 교인들의 돈 4억원을 횡령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횡령이) 개인을 위한 것은 아니고, 이단 해제 목적으로 한 측면이 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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