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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 “러시아, 북한 동결자금 120억 풀어줬다”

입력 : 2024-02-07 06:00:00 수정 : 2024-02-06 22: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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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北 은행 계좌 개설도 허용”
무기 보답으로 제재 회피 돕는 듯

러시아가 유엔 제재로 동결된 북한 자금 900만달러(약 120억원)를 해제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미국의 동맹국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자국 금융기관에 예치된 북한 동결 자산 3000만달러 중 900만달러의 해제를 허용했다”며 “이 돈은 북한이 원유를 구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이 회사 명의로 최근 남오세티야에 있는 러시아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남오세티야는 조지아 영토 내에 있는 친러 성향 자치주로,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를 사용한다.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러시아 정부가 북한이 유엔 제재를 우회하도록 돕고 있다는 증거”라고 입을 모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 금융기관에 예치된 북한 자금을 동결시키고, 북한 정부·기업 등의 국제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제재를 부과해왔다.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오히려 유엔 제재를 무력화하는 데 앞장섰다는 의미가 된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지만, 동결자산 해제는 러시아가 무기를 지원해준 북한에 줄 수 있는 최선의 대가라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가장 원하는 것은 군 정찰위성 발사 기술과 핵 추진 잠수함 같은 첨단 군사 장비”라며 “러시아로서는 핵무기 개발 기술을 알려주는 것보다 금융거래를 허용하는 게 더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수 킴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 역시 “(북·러가) 지금은 이익을 주고받는 친구가 될 수 있지만, 러시아가 귀중한 비밀을 넘겨줄 만큼 북한에 대한 신뢰가 큰 상황은 아니다”라고 NYT에 말했다. 

 

그럼에도 북한의 무기 지원이 시작된 이래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밀착하는 모습이다. NYT는 동결자산 해제를 “양국 관계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분석하며 러시아가 금융거래 외에도 북한이 필요로하는 물품을 무기와 물물교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루블화의 가치가 전쟁으로 크게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금융거래를 하기보다 제재 탓에 구하기 힘든 곡물이나 농업 기술을 교환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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