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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김경율의 마포을 불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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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07 00:35:24 수정 : 2024-02-07 00: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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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당시 야권 유력 대선주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조국 흑서’ 공동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서초동 자택으로 초청해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조국 흑서’를 통해 좌파 진영의 위선과 민낯을 폭로하는 데 앞장서고, 전문가의 시각으로 대장동 비리를 날카롭게 파헤친 김 회계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자리였다. 김 회계사에 따르면 당시 윤 대통령은 “‘조국 흑서’를 잘 읽었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는 과도하지 않았고 원칙적이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영입 제안을 거절해 오던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비대위에 합류했고, 보수 진영에게는 대표적 험지인 서울 마포을 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3번의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승리했고, 4년 전엔 정청래 의원이 15%포인트의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곳이다. 그러나 며칠 전 그는 돌연 “숙고 끝에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비대위원 불출마 결정을 둘러싼 미묘한 파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은 연일 ‘용산 대통령실 외압 의혹’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기 바쁘다. 그러나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김 위원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과 요구,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으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을 증폭시켰다. 한 위원장이 김 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공개 지지하자 대통령실은 이를 사천(私薦)으로 몰아붙였다. ‘윤·한 충돌’ 봉합 후에도 여권 핵심부에서 김 위원 거취를 꾸준히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의 지지기반 확장 필요성을 고려하면 김 위원의 불출마 결정은 아쉬움이 남는다. 김 위원은 한 위원장이 구상하는 ‘운동권 정치 심판’ 공천의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한 위원장은 운동권 청산을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이라고 했고, 김 위원은 그 선봉장 격이었다. 중도 확장성을 갖춘 김 위원이 출마를 접은 반면 윤 대통령 측근들은 당선이 보장되는 양지와 텃밭을 선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을 정도다. 국민의힘은 아직도 공천 혁신을 요구하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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