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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순직자 3만여명 재조사 땐 70%가 순직 인정받을 것” [창간35-‘순직’ 국가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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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07 06:00:00 수정 : 2024-02-06 21: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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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활동 종료’ 송기춘 前군사망위원장

“의문사 진상 규명 위해 한시 운영
이정희 이병 사건 가장 기억 남아
군 폐쇄적 속성… 외부 통제 절실”

“군인들의 사망 사건을 잘 조사해 신원을 하는 일은 사실 보수 정부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 정부와 여당은 이런 일을 과거 문제를 들쑤셔서 분란을 일으킨다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대통령 직속 군 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군사망위)를 이끈 송기춘 전 위원장(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5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위원회 활동이 연장되지 않아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기춘 전 군 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군사망위는 군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중 의문이 제기된 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해 한시적으로 만들어졌다. 2018년 9월 출범해 진정 사건과 직권 조사를 포함해 총 1860건을 조사하고, 이 가운데 1199건의 진상을 규명했다. 1009건의 사건에 대해서는 순직으로 재심사할 것을 요구해 그중 608건이 순직으로 인정받았다. 12·12 군사반란과 고(故) 변희수 하사 사건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도 직권 조사를 결정했다. 여전히 들여다볼 사망 사고가 많았지만 지난해 9월 5년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송 전 위원장은 “활동 마지막 날 찾아온 유족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미 순직자 중 사망 원인과 경위를 다시 살펴봐야 할 분이 3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를 했다면 70%는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기회가 없어서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군 사망위는 활동 연장을 요청했지만 정부도 국회도 반응이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송 전 위원장은 “심지어 야당 간사였던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조차 이제 조사 기능을 군에 돌려줘야 하지 않냐고 말해서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군 내에도 ‘전사망 민원조사단’이라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조직이 있다. 그러나 송 전 위원장은 “우리는 한 달에 50건 정도 조사했는데 군은 1년에 50건 정도 조사했다”며 “군은 조사관들도 10명 남짓이고 단장이 준장급이다. 군의 위계를 생각하면 소장급이 사단장으로 있는 야전부대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한 “채 상병 순직 사건에서 결과가 뒤집힌 것만 봐도 군은 여전히 고위직이 다치지 않게 하려는 속성이 변하지 않았다. 외부 통제가 아직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군 사망위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는 1호 직권조사 사건인 이정희 이병 사건을 꼽았다. 계엄령이 내려졌던 1980년 5월 전북 전주 35사단 인근 저수지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헌병대는 ‘이 이병이 부대를 무단 이탈해 혼자 수영하다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기록했지만 군 사망위 조사 결과 지휘관 지시에 따라 저수지에서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설치하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 전 위원장은 “유족들이 진정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직권 조사로 진상을 규명했다”며 “유족이 있든 없든 국가공동체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분들이라면 마지막까지 적절한 예우를 하는 게 구성원의 도리”라고 말했다.

송 전 위원장은 국가가 전투나 작전 중 산화한 숭고한 죽음이 아니라면 망인의 억울함을 풀어 주거나 기리는 일에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중과실 혹은 위법행위 등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 아니라면 포괄적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그는 “순직 유형을 분류하는 것도 유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며 “순직 중에서도 명예롭게 표창을 해야 하는 사례가 있고 그런 부분은 달리 평가할 수도 있다고 인정하지만 2형과 3형을 나누는 기준은 너무 자의적이라 폐지됐으면 한다. 국가를 위해 복무하다 희생된 이들을 국가가 함께 기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글·사진 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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