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전 세계에서 연일 초강력 폭풍우가 발생하는 가운데 1~5등급으로 분류해 왔던 기존 열대저기압 분류를 뛰어넘는 새로운 등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기상학계에서 제시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 영국 가디언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위드콘신대 매디슨캠퍼스와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진의 연구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태풍, 허리케인 등 열대저기압을 분석한 결과 최소 5개가 기존 최고 등급인 5등급을 훌쩍 뛰어넘는 위력을 보였다. 2013년 발생한 태풍 하이옌, 2015년의 허리케인 패트리샤, 2016년 태풍 메란티, 2020년의 태풍 고니, 2021년 태풍 수리개가 문제의 열대저기압들이다.
열대저기압의 위력은 1969년에 토목공학자 허버트 사피어와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 관장 밥 심프슨이 폭풍의 지속적인 풍속을 기준으로 고안한 ‘사피어-심프슨 열대저기압 등급(Saffir-Simpson Hurricane Scale·SSHS)에 의해 1~5등급으로 분류해왔다. 이중 SSHS 5등급은 최대 풍속이 시속 252km 이상으로 작은 건물을 통째로 부서뜨릴 수 있을 정도의 막대한 위력을 지녔다. 지난 2005년 미국 남동부를 초토화시켰던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5등급에 해당하는 열대저기압으로 연구에서 제시된 5개의 태풍과 허리케인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특히, 이들 5개 열대저기압이 모두 기후위기가 현실화된 2010년 이후 발생했다. 연구진은 기후 모델을 사용해 예측한 결과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이런 초강력 열대저기압이 지구 어딘가에 형성될 확률이 연간 2%, 2도 상승하면 7%, 3도 상승하면 10%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웨너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선임 과학자는 “기후 변화로 인해 폭풍의 위력이 더 강력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새로운 6번째 등급을 도입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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