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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목조 양식의 현대식 건물… 日 숙소 특유의 정서를 느끼다 [박윤정의 곤니찌와 고마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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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04 09:00:00 수정 : 2024-01-31 21:14:26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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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

718년 병 치유 목적으로 지은 호시료칸
일왕·노벨상 수상자 등 유명 인사 발길
1980년대 법 개정으로 철근 건물 교체
다다미 방 창밖 풍경 수묵화 연상시켜
가이세키 요리와 종업원의 접대 인상적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여행 중에는 알든지 모르든지 모든 음식이 더 맛있어 보인다. 추운 겨울날, 해산물을 재료로 한 따뜻한 음식이 모락모락 김을 날리며 길 가는 사람들 옷깃을 붙든다. 겨울 가나자와 맛을 느끼고픈 관광객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식욕을 이기지 못한 몸은 걸음을 늦추고 숙소로 향하기를 재촉한다. 계획과 달리 산책을 포기하고 차에 오른다. 이곳에서 1시간! 슬그머니 밀려오는 졸음을 쫓으며 창밖 경치를 즐긴다. 활발한 화산 활동으로 산악 지형이 특징인 일본은 자연 경치가 아름답고,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와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가나자와 산간부와 해안선 주변으로도 그림 같은 산악 마을 시라카와고, 다카야마의 역사적인 거리 풍경, 험준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노토반도 등이 있다. 고속도로 주변 인기 있는 겨울 여행지를 지나 이시카와현 고마쓰시에 위치한 여관으로 향한다.

호시료칸 외부 전경. 718년 나라 시대 승려 다이초 대사가 백산(하쿠산)에서 수행하던 중 인근 마을에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온천이 있다는 계시를 받고 제자를 시켜 만들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호시료칸은 718년 나라 시대 승려 다이초 대사가 백산(하쿠산)에서 수행하던 중 인근 마을에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온천이 있다는 계시를 받고 제자를 시켜 만든 온천장이란다. 17세기 최고 건축가 고보리 엔슈의 정원 설계에 역대 일왕과 노벨화학상 수상자 등 유명 인사 방문으로 알려졌다. 1300년이 넘었다는 료칸에서 병을 치유할 수 있는 효험을 기대해 본다.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다. 익숙지 않은 한자어를 읽으며 예약한 숙소를 찾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랜 역사를 지녔다는 여관으로 들어선다. 생각보다 현대식인 숙소는 1980년대 후반, 행정 당국의 건축기준법이 강화되어 지진과 화재에 대비해 목조 건물을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교체했다고 한다. 현대식 건물에 간직한 전통 목조 양식 인테리어가 흥미롭다.

반갑게 맞이하는 직원들은 짐을 챙기며 실내화를 내준다. 신발을 벗어 이름이 쓰인 신발장에 넣어 두고 불교색이 짙은 로비에 들어선다. 재건축이 이뤄진 듯한 청장 들보가 인상적이다. 안내해 준 다실에서 체크인을 기다리며 연못과 언덕, 고목 풍경을 내려다본다. 코끝에 닿은 말차가 풍경에 향을 더한다. 구조가 아직 익숙지 않아 호텔 안내 지도를 들고 객실을 찾는다. 마룻바닥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다. 미닫이문을 열고 신발을 벗자 객실이 눈에 들어온다. 좌식 다다미방에 아늑하다. 방과 구분된 다실 창밖 풍경은 마치 수묵화 같다. 건물과 거리가 완전히 눈으로 덮여 있고 저 멀리 산이 겹쳐 경계를 이룬다. 짐을 정리하고 유카타로 갈아입는다. 온천욕으로 낯설음을 씻고 차를 즐기니 벌써 저녁 시간이다. 제공하는 가이세키 요리를 즐기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간다.

료칸 내부 전경. 1300년이 넘은 료칸은 1980년대 후반 행정 당국의 건축기준법이 강화되어 지진과 화재에 대비해 목조 건물을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교체했다.
일본 전통 풀코스 식사 가이세키 요리. 지역 특산물과 제철 재료들을 이용한 요리들이 다양한 조리법으로 제공된다.

료칸은 호텔과 달리 일본 전통문화와 정서를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런 고유의 숙박시설 료칸은 전통 다다미로 이루어진 화실과 자연 속에서 즐기는 실내 온천과 노천탕이 있다. 그리고 특별한 가이세키 요리와 종업원들의 접대가 인상적이다. 료칸 가격대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가이세키 요리 또는 회석 요리라고 부르는 일본 전통 풀코스 식사 때문이기도 하다. 지역 특산물과 제철 재료들을 이용한 요리들이 다양한 조리법으로 제공된다. 특별한 음식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경험이다. 사키쓰케라 불리는 전채를 시작으로 에피타이저, 생선회, 튀김, 찜과 조림 요리까지 1시간을 즐겼다. 메인 요리와 밥이 나오기도 전이다. 가나자와 가가평야의 쌀과 사이가와강과 아사노가와강의 맑은 물로 담갔다는 일본주를 맛보며 다음 요리를 기다린다. 이어지는 음식으로 깊은 밤을 맞이한다.

가나자와 오미초 시장. 신선한 채소류, 해산물, 육류, 특별 요리 가판대가 모여 있는 큰 복합 시설물이다.
오미초 시장. 지역 재료, 세계 각국의 퓨전이 어우러진 먹을거리를 위해 줄을 선다. 시장 안팎의 많은 식당에서 매일 신선한 재료로 맛 좋은 요리를 제공한다.

지난밤 가이세키 요리를 경험하고 이른 아침, 가나자와 오미초 시장으로 향한다. 설 전이라 붐빌 거라는 말을 듣고 아침부터 서둘렀다. 비가 내리는 시장 주변, 무인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오미초 시장은 신선한 채소류, 해산물, 육류, 특별 요리 가판대가 모여 있는 큰 복합 시설물 같다. 조업 금지가 풀린 대게들이 반긴다. 설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손님을 부르는 상인들 고함을 들으니 활기가 넘친다.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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