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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해체 때부터 예고된 우크라戰 원인 파헤치기

입력 : 2024-01-26 22:20:00 수정 : 2024-01-26 19: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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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폴 대니어리/허승철 옮김/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2만9000원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룬 책 중 가장 포괄적이고 심층적으로 전쟁의 원인과 초기 전개 과정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까지 다룬 초판(2019)을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후 다시 쓴 이 개정판은 두 사건을 하나의 전쟁이라는 맥락에서 새로 조명하고 있다. 개정판에 추가된 후반 3장은 이 책의 폭과 깊이를 한층 심화했다.

폴 대니어리/허승철 옮김/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2만9000원

이 책은 특히 이번 전쟁을 “젤렌스키 책임론”, “미국 책임론”, “푸틴 책임론” 등 결론을 미리 내세우고 프레임에 갇힌 채 좁은 시각에서 전쟁의 원인을 분석한 기존의 책들과 다르게 보고 있다. 소련 해체기부터 잉태된 이번 전쟁의 씨앗과 그것이 악화한 과정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서방이 모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시각을 유지한다. 이번 전쟁의 근본 원인을 소련 해체의 불완전성에서 찾고 있고, 우크라이나를 깊이 있게 알지 못하는 다른 관련 책의 저자들이 소홀히 하는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 역학과 변화 과정이 러시아와 갈등을 심화한 과정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1장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갈등의 기원’에서 저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의 원인으로 안보 딜레마, 민주화가 지정학에 미친 영향, 포스트 냉전 시기 양립할 수 없는 서방과 러시아의 현상유지(status-quo) 시각이라는 세 가지 준거 틀을 기준으로 이번 전쟁의 원인을 분석한다. 2장에서는 냉전 종식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질서, 3장에서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우크라이나·러시아·미국의 입장, 4장에서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군의 세르비아 폭격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세를 다룬다. 5장과 6장은 우크라이나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시기를 이야기한다. 7장과 8장은 격화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9장에서는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침공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 10장은 다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원인으로 돌아간다.

이 책의 시작과 끝부분에 인용된 “늑대는 먹이를 주어야 하고, 양들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의 구절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적 관계 설정의 어려움을 잘 대변한다.

“전쟁은 꼭 일어나야 했던 것은 아니지만, 경쟁과 불신이 우크라이나·러시아 관계와 서방·러시아 관계에 너무 깊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이 두 갈등은 서로 밀접히 연관됐다. 우리는 러시아가 만족하고 우크라이나는 독립과 통합성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이 목표 중 하나라도 성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고, 두 가지 모두를 성취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 보인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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