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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韓 갈등 봉합… 김경율 사퇴 놓고 힘겨루기 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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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1-24 22:47:07 수정 : 2024-01-24 22: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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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김건희 명품 백 사과’를 제기한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퇴가 ‘윤석열·한동훈 갈등’의 출구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 사퇴에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친윤(친윤석열)계 일부의 사퇴 요구를 거듭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건희 리스크 관련 입장이 변했느냐’는 질문에는 “제 생각은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 사퇴에 부정적인 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한동훈 비대위가 ‘식물 비대위’로 전락할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이 용산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거취를 정리하게 된다면 비대위의 가장 큰 과제로 꼽혔던 ‘수직적 당정 관계 탈피’가 사실상 물 건너 가게 된다. 한 위원장에 실망한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이 여당을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 김 비대위원 같은 사람 하나도 포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민심을 얻고 총선 승리를 기대할 수 있겠나. 야당이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 아바타임이 확인됐다’고 공격할 건 불을 보듯 뻔하다. 한 위원장으로선 김 비대위원은 자신이 제기한 ‘86 운동권 청산’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 비대위원 거취 논란의 기저에는 한 위원장과 친윤 측의 ‘공천 힘겨루기’ 성격이 있어 보인다.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김 비대위원을 그대로 두면 한 위원장의 당 장악력이 더욱 커져 4월 총선 공천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웅 의원은 “김 비대위원에 대한 사천이니 이런 건 사실 부차적인 것이고, 더 중요한 공천 문제가 남아 있다”면서 “공천은 그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그야말로 승부가 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했다. 공천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일시적으로 봉합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소지가 있다.

양측이 다시 얼굴을 붉히면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는 기대하기 어렵다.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면 타격을 입는 건 한 위원장만이 아니다. 윤 대통령도 국정 장악력 약화로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 국정이 불안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지금은 양측이 김 비대위원 사퇴 문제로 힘겨루기를 할 상황이 아니다. 김건희 리스크 해소와 건전한 당정 관계 정립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정치력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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