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임산부석 앉은 노인 비판한 女…“호의가 권리인 줄 알아”

입력 : 2024-01-15 10:08:34 수정 : 2024-01-15 10:33:2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진=세계일보 사진DB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할머니 모습을 공개하며 폭력을 휘두르고 싶다는 한 임신부 글이 커뮤니티에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힘든 사정은 알겠지만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배려하자는 취지로 만든 자리를 마치 당연한 권리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서울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 배려 문화를 확산하고자 2013년 서울 지하철에 도입됐다.

 

하지만 배려석을 둘러싼 갈등은 10년넘게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실제 지난 12일 보배드림에는 ‘임산부 배려석 꼴 보기 싫어죽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은 배려석에 앉아 자리를 양보해주지 않은 할머니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글쓴이 A씨는 “(배려석) 앞에 서서 임산부 배지 보여주면 분명히 봤는데도 힐끗하면서 분명히 배지보고 눈감아버리는 할머니들 진짜 뒤통수 때려주고 싶다”라며 “제발 벌금형 제도라도 생기든지 왜 이렇게 뻔뻔한 건지. 자기 자식들이 임신했으면 저렇게 할 건지. 뇌에 뭐가 든 건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리에 앉아 있는 할머니 사진을 모자이크하지 않은 채 그대로 노출했다.

 

임신부석을 둘러싼 갈등은 커뮤니티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5일에도 한 육아 카페에는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임신부 B씨는 “6주간 단 한 번도 임산부 배려석에서 배려를 받은 적 없다. 오늘도 여전히 할머니가 앉아계신다”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임신부석에 앉은 중년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단순 ‘여성전용석’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 임신부석에 앉은 여성에 불만을 가지고 폭언이나 폭행을 한 사례도 있었다.

 

이에 임신부들은 양보와 배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만큼 배려석을 비워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설문조사에서도 임산부 배려석의 필요성은 인정됐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중교통 내 “임산부 배려석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85.8%로 조사됐다.

 

임신부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고(62.6%, 중복응답), 임산부 배려석이 없다면 먼저 자리를 양보받기 힘들기 때문(55.9%)이라고 답했다.

 

다만 임산부 배려석 자체도 이미 교통약자석이 존재하고, 여성 전용석이라는 인식을 조장하는 것 같아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83.1%는 임산부를 위해 자리를 비워두거나 양보하는 것은 의무가 아닌 배려라고 생각했다.

 

이에 정부는 임신부석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에 대해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캠페인 등 인식개선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