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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회사 살린 며느리…불닭볶음면 탄생시킨 김정수 회장

입력 : 2024-01-08 22:00:00 수정 : 2024-01-08 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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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정수 삼양 부회장 조명

“김정수의 삶은 한국 드라마의 한 페이지에서 찢겨나온 것 같다. 재벌가의 전업주부로 살던 그녀는 1990년대 후반 부도를 선언한 라면 회사에 돌연 입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낸 주인공으로 김정수(사진)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을 집중 조명하며 소개한 내용이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인기는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누적 기준 40억개가 판매됐다. 해외 판매를 시작한 2016년 661억원이었던 불닭볶음면 수출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770억원으로 성장했다. 

 

김 부회장이 불닭볶음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2010년이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딸과 서울 시내를 산책하며 식당을 찾던 김 부회장은 눈물 나게 매운맛으로 유명한 볶음밥 식당 앞에 늘어선 긴 줄을 보게 됐다. 줄 서서 볶음밥을 직접 맛본 김 부회장은 ‘너무 맵다’고 느꼈다. 그러나 주변 손님들은 모두 밥그릇을 싹싹 긁어먹고 있었다.

 

‘매운맛 라면’에 대한 확신을 얻은 김 부회장은 찾을 수 있는 모든 매운 소스와 조미료를 사 들고 삼양의 식품개발팀과 함께 알맞은 매운맛을 찾아내려 애썼다. 1200마리의 닭과 2t에 달하는 매운 소스가 투입된 끝에 2012년 불닭볶음면이 탄생했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자인 고 전중윤 전 명예회장의 며느리다. 삼양식품이 1997년 외환위기 때 부도를 맞자 시아버지의 권유로 이듬해 삼양식품에 입사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김 부회장은 기업 경영 경험은 전무했지만, 시아버지와 사업 문제를 두고 자주 대화했고, 라면의 필수 재료인 대파와 팜유를 저렴한 가격에 사들이기 위해 직접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지를 뛰어다녔다. 

 

경영이 안정화된 후 김 부회장은 2006년 구성된 신제품 위원회를 맡아 마침내 불닭볶음면 신화를 탄생시켰다. 기업경영분석체인 CEO스코어의 김경준 대표는 WSJ에 “삼성, LG, 현대 등 대부분의 한국 대기업은 창업주의 남성 후계자들이 이끌고 있다”며 “망할 뻔한 삼양을 며느리인 김 부회장이 회생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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