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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몰래 입원'에 바이든 노발대발했다더니… 백악관, 돌연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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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1-08 10:17:37 수정 : 2024-01-08 13: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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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통화에서 따뜻한 대화 나눠"
야당·언론에 비판의 빌미만 줄라
'더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뉘앙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나흘간 몰래 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알려지며 워싱턴 정가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백악관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어 그 이유가 관심을 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조 바이든 대통령이 노발대발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으나, 정작 백악관은 ‘오스틴 장관을 지지한다’라는 입장이 확고하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은 2023년 12월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는 한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바이든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이 어서 쾌유해 펜타곤(국방부 청사)으로 돌아오길 고대한다”고도 했다고 ABC는 전했다.

 

오스틴 장관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백악관에 알리지 않은 채 월터리드 육군병원에 입원한 것은 새해 첫날인 1일이다. 그리고 나흘이 지난 5일에야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공개했다. 그날 밤늦게 오스틴 장관은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업무에 복귀했다.

 

ABC에 따르면 이튿날인 6일 바이든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따뜻한 대화(warm conversation)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ABC 방송 화면 캡처

당시는 오스틴 장관의 입원이 백악관에 제때 보고되지 않았고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노발대발했으며 백악관 보좌진도 분통을 터뜨렸다는 기사가 보도된 뒤였다. 현재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다든지 하는 식의 언론 보도에 대응을 삼가고 있다. 오스틴 장관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를 두고 자칫 바이든 행정부가 자중지란에 빠진 것 같은 인상을 줘 야당인 공화당이나 언론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의도란 풀이가 제기된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 발발 이후로는 중동 지역의 정세를 관리하는 책임까지 덩달아 맡았다. 이처럼 미국이 2개의 전쟁에 깊숙이 개입해 있는 상황에서 현직 국방장관의 부재는 자칫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백악관 입장에선 이 사안을 순전히 오스틴 장관 개인의 건강 문제로 치부해 관여하지 않는 것이 파장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오스틴 장관이 70세의 고령이란 점이다. 미국이 2개의 전쟁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부터 이스라엘 텔아비브까지 수시로 해외출장을 다니며 격무에 시달렸다. 그의 병원 입원은 이처럼 과로가 누적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그보다 11살이나 많은 81세다. 본인은 “대통령직 연임이 가능할 만큼 충분히 건강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역사상 80대 나이에 대통령직을 수행한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고 유일하다.

 

백악관 입장에선 2024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고위 공직자의 건강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 자체가 부담스러운 만큼 말을 아끼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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