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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간 초등 겨울방학, 워킹맘 비상…아이 맡아줄 곳 없어 돌봄+방과후+학원 ‘뺑뺑이’

입력 : 2024-01-09 07:20:00 수정 : 2024-01-08 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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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공백, 결국 여성들 경력단절로 이어져"
작년 12월22일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방학식을 마치고 하교하고 있다. 뉴시스

두 달에 걸친 초등학교 겨울방학이 최근 시작되면서 워킹맘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조부모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맞벌이 가정은 학교 돌봄교실과 방과후 수업, 그리고 학원을 활용해 아이들의 방학 스케줄을 빈틈없이 짠다. 많은 맞벌이 가정 자녀들은 방학에도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낸다.

 

실제로 맘카페에는 최근 방학이 시작되면서 엄마들의 고민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으로 임신과 출산, 어린이집 시기까지 고군분투하며 견뎌온 워킹맘들이지만 초등학교의 돌봄 공백은 좀처럼 넘기 힘든 장벽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하교 시간이 어린이집 하원 시간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도 방과후 수업과 학원을 다니며 엄마 아빠가 퇴근하기를 기다리는데, 방학이 되면 더 많은 돌봄 공백이 생기고 이는 더 많은 학원 스케줄로 채워진다.

 

학원비도 큰 부담이다. 퇴근시간까지 아이를 학원에 붙들어 두려면 영어, 미술, 음악, 태권도, 수영 등 4~5과목은 기본이다. 초등학생 1인당 학원비가 월 100만원이 넘는 경우는 허다하다.

 

실제로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시기에 여성들의 퇴사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여성경제활동백서를 보면 2022년 여성 고용률은 20대 후반 73.9%로 최고에 달하다가 30~34세 68.5%, 35~39세 구간에서 60.5%까지 급락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에 결혼한 여성이 아이를 낳고 초등학교에 보내는 시점과 맞물리는 셈이다.

 

여성이 회사를 그만두고 경력이 단절되는 주요 원인도 육아로 파악된다. 2022년 경력단절 여성 139만7000여명 가운데 가장 많은 42.7%가 육아를 이유로 일을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26.3%는 결혼, 22.7%은 임신과 출산으로 회사를 떠났다. 결혼과 임신, 출산보다 육아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직장을 떠나는 여성이 많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 같은 맞벌이 부부 및 워킹맘 등의 돌봄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올해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저녁 8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하고, 육아기 근로단축 지원을 확대한다. 육아기 근로단축 지원 자녀 연령을 8세에서 12세로 확대하고 지원 기간도 현재 최대 24개월에서 36개월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다.

 

서울시도 올해부터 초등 저학년(6~8세) 자녀를 키우는 서울시 공무원의 경우, 최대 1년까지 주 4일은 오전 8시에 출근한 뒤 오후 2시에 퇴근하도록 하고 주 1일 만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하는 근무 형태를 도입한다.

 

영아부터 유아기에 집중했던 육아 지원 연령이 초등학생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안소정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이 같은 정부의 다양한 정책 마련에 대해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러한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 개선이 관건"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장시간 노동이 해결돼야 남녀 돌봄 평등과 일과 가정의 양립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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