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피습이 쇼’라니 억장 무너져…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대국민 사과해야”

지난 2일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서 일부 참석자 ‘이재명 피습은 쇼’ 주장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최고위서 “현장에 있던 저는 치가 떨린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3일 전날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나온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이 ‘쇼’라던 일부 참석자 발언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박정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대전 신년인사회에서 이재명 대표 피습을 말하자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며 이같이 날을 세웠다. 이어 “어떤 참석자는 ‘이재명 피습은 쇼’라고 외쳤다는데 그 소식을 듣고 피습 현장에 있던 저는 치가 떨리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자리에서 박수치고 환호했던 심지어 ‘쇼’라고 말했다는 분들에게 당신들은 왜 정치를 하는지 묻겠다”며 “당신들의 정치에는 경쟁 관계의 정치인 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 대목에서 분노가 치민 듯 목소리가 높아진 박 최고위원은 “대전 시민이자 정치인으로서 부끄럽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박수치고 환호한 여당 인사들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대전 시민과 국민들에게 사과함으로써 그 진정성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정치하는 이유를 한 비대위원장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면서,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박 최고위원은 대전에서 초중고와 대학을 졸업하고 대덕구청장을 지낸 여성 ‘친이재명계’로 알려져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오전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 인사말에 앞서 “야당 대표가 백주 대낮에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우리는 이상한 사람 몇몇이 이상한 짓을 한다고 해서 흔들릴 정도의 민주주의를 가진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진영이라든가 상대라든가 이런 걸 생각하지 않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을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굳건히 하기 위해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엄정한 사실 확인과 처벌을 요구하는 것, 전혀 흔들리지 않는 것, 만약 내가 습격당했을 때처럼 생각해주는 것, 그것이 국민의힘이라는 수준 높은 정당, 수준 높은 시민들이 동료 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 피습 관련 발언 도중 나온 한 참석자의 “쇼입니다”라는 외침에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한 비대위원장은 “제가 50년 살아오면서 제일 안 해본 게 건배 제의인데 오늘은 하겠다”며 “대전충남세종 승리합시다”라는 건배사도 했다.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만난 취재진에는 “제 마음이야 당연히 지금 언제든지 (일정을) 중단하고 (이 대표에게) 가고 싶은데 이런 상황에서 방문하는 게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치료하시는 상황을 보고 일정을 잘 맞춰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일부 참석자의 과격한 발언”이라며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나온 특정 표현을 한 비대위원장과 연결 짓지 말라고 강력히 당부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공지에서 “국민의힘과 한동훈 위원장은 오늘 상황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임을 분명히 했다”며 “그럼에도 일부 참석자들의 과격한 발언을 당 및 한 위원장과 연관시켜 왜곡되게 해석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