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슬복슬한 털과 장난기 가득한 행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힐링’을 주는 판다 푸바오와 이별이 다가오고 있다. 짝짓기 적령기인 만 4세 전 중국 판다 서식지로 돌아가야 한다. 이르면 내년 2∼3월 한국을 떠날 푸바오. 아기 판다에서 쌍둥이 동생을 2명이나 둔 ‘맏언니’가 될 때까지 푸바오는 사람들에게 즐거움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종 보호 필요성을 알려줬다.

31일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TV’ 내 영상들에는 중국으로 떠날 푸바오를 그리워하는 네티즌의 댓글이 연일 달리고 있다.
푸바오는 중국의 ‘판다 외교’를 통해 우리나라로 왔다. 중국은 우호 관계에 있거나 관계 개선이 필요한 국가 등에 판다를 보내고 있다. 보낸 판다나 판다가 낳은 새끼가 짝짓기를 해야 하는 등의 시기가 되면 본국으로 송환하는 시스템이다.
푸바오와 같은 자이언트 판다는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전세계적으로는 대략 1800마리 정도가 남은 것으로 파악되며 동물원에는 6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야생 자이언트 판다는 중국 쓰촨성, 산시성, 간쑤성에만 서식 중이다.

자이어트 판다가 멸종위기종이 된 이유로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이 꼽힌다. 대나무가 주식인 판다들에게 대나무숲은 생존에 필수다. 하지만 도로 개발, 댐 건설 등을 위해 대나무숲이 파괴되자 판다들은 서식지를 잃고 말았다. 꿀이나 곤충도 먹지만 대나무가 사라지니 이 또한 함께 자취를 감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이언트 판다 보호와 번식을 위해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 또래를 만나야 한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판다들은 4∼8살이 되면 번식이 가능해지는데 가임기간은 1년에 2∼3일로 짧다. 또래 판다가 없는 동물원에서 번식 활동을 할 수 없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가야 하는 이유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세계 곳곳에 아직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판다들이 많아 푸바오가 정확히 언제 반환될지는 미정이다.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국내 노력은?
푸바오가 살고 있는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은 환경부가 지정한 ‘서식지 외 보전기관’이다. 서식지 내에서 보전·보호가 어려운 동·식물을 서식지 밖에서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증식할 수 있는 기관이다.
2015년 에버랜드에선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치타가 국내 최초로 자연 번식을 성공했다. 치타는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등급으로 2030년쯤에는 야생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동물이다.
1996년 심한 상처를 입은 채로 구조돼 에버랜드 동물원에 긴급 후송됐던 큰고니 부부는 24년 만에 새끼를 낳기도 했다. 당시 아빠 고니인 ‘날개’는 우측 날개에 총상을 입어 날개 일부를 절단하는 등 날지 못할 정도로 다쳤으나 치료와 관리 덕분에 노령 번식까지 성공했다.
정부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사육 환경이 충족돼야만 동물원을 설립할 수 있는 ‘허가제’ 도입, 오락 목적의 동물 전시 금지 등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상업 행위로 야생동물을 이용하는 일을 줄여 무분별하게 동물을 들이는 일을 줄이는 것이다.
이 밖에도 지난 20일 곰 사육을 금지한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노력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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