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합격생 10명 중 1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대’에 합격했어도 미등록한 인원은 모두 3923명으로 집계됐다. 3개 대학 전체 수시 모집 인원 대비 56.6%다. 서울대의 경우 합격생 중 10.5%(228명)가 등록하지 않았다. 전년(9.4%·194명)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
미등록 비율은 자연계열(15.1%)이 인문·사회계열(3.9%)보다 훨씬 높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열을 중심으로 미등록 인원이 늘어난 것은 의대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실제 서울대 의예과의 경우 미등록자는 없었다.
연세대와 고려대도 자연계열 미등록 비율(연세대 78.3%, 고려대 99.8%)이 인문·사회계열(연세대 54.0%, 고려대 80.8%)보다 높았다. 의대 미등록 비율은 연세대 40.0%, 고려대 112.9%였다. 고려대 의대는 최초 합격생 62명이 대부분 미등록해 70명을 추가 합격시켰다는 의미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등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했지만, 첨단 학과의 수시 합격자 이탈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원이 24명 늘어난 연세대 인공지능학과의 경우 수시 미등록 비율이 97.4%에 달했다. 수시 모집인원 39명 중 최초 합격생이 대부분 빠져나가 38명이 추가 합격했다.
정원이 56명 늘어난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도 130명 모집에 최초 합격생이 대거 등록을 포기해 179명이 추가 합격하며 미등록 비율은 137.7%를 기록했다. 정부의 첨단 분야 육성 방침에 따라 신설된 서울대 첨단융합학부는 14.1%가 등록하지 않았다.
미등록 비율은 지난해보다는 줄었다. 지난해 미등록 비율은 연세대 인공지능학과 125%,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139.4%였다. 다만 입시업계에서는 첨단분야 학과 추가 합격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이 이들 학과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임 대표는 “이전에는 (수시로 최대 지원할 수 있는) 원서 6장 중에 수험생 한 명이 의대도 넣고, 첨단분야 학과도 지원했다면 올해에는 6장 원서를 모두 의대에 넣은 학생이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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