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밤 서울 금천구의 한 단독주택에서 고독사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던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1인 가구의 고독사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민관 협력체계를 통해 연휴 기간 발생하는 복지 공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1시48분쯤 금천구 독산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60대 초반 남성 A씨가 고독사한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은 주택 안에서 인기척이 없자 문을 개방했고, 사망한 A씨를 발견했다.
배우자나 자녀 등 없이 홀로 살며 지병을 앓고 있던 A씨는 저소득 계층으로 생계와 주거급여 등을 받아 생활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가 실시한 ‘사회적 고립 1인가구 실태조사’에서도 A씨는 고독사 고위험군으로 분류됐고, 금천구청이 ‘스마트플러그 관제센터’를 통해 관리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플러그는 대상자가 사용하는 전자제품 전력량과 빛 밝기를 감지해 장시간 변화가 없으면 기관에 위험 신호를 보내 빠르게 구조가 이뤄지게끔 하는 장치다.
숨진 60대 남성 거주지에 설치된 스마트플러그는 지난 23일까지는 전기량과 조도 변화가 있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전기 사용량 변화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A씨 사망에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했다.
지난해 12월 최초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는 2017년 2412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증가했다. 연휴 기간에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고립된 1인 가구와의 접촉 빈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은 “고립된 사람들은 최소 6∼8번 정도 찾아가서 설득해야 마음을 열어 주는데, 동과 복지관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우리동네돌봄단’이나 ‘명예사회복지사’처럼 지역 주민이나 퇴직 공무원 중 복지공무원 역할을 해 줄 인력을 모집해 적극적 방문과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송 위원은 “도시의 고독사는 고시원이나 임대주택, 최근 재개발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지만, 농·어·산촌 지역은 거리적으로 고립된 곳에서 노인의 고독사가 많다”며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지역 중심 접근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고숙자 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정책평가조정지원센터장은 “고독사 위험군을 발굴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고, 접촉이나 지원을 거부하는 대상자들을 질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시락 한 번 가져다주는 것만으로 고독사가 해결될 수 없는 만큼, 장기간 움직임이 없는 것을 포착하는 기술 등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민관 협력체계를 통해 24시간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