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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구원투수 된 한동훈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겠다”

입력 : 2023-12-22 06:00:00 수정 : 2023-12-22 08: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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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 당면 과제는

가용자원 총동원 외연 확장 필요
韓 “당 안 가리고 많은 분 만날 것
정부·여당 국민 위해 일하고 협력”

친윤 지지 추대… 尹心 치중 우려
윤재옥 “신뢰 기반 더 소통 잘될 것”
‘특검법’ 수정해 총선 후 수용 입장
이재명 “현 위기상황 모면용 꼼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공식화하며 여당 안팎에서는 정치 신인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앞으로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렸다. 특히 총선 승리를 위한 당내 비주류 통합과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정립 등 이전 지도부의 맹점으로 꼽혔던 과제들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대야 이슈를 풀어나가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뉴시스

◆韓 비대위, 비주류도 끌어안을까

 

21일 법무부 장관직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이임식을 치른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첫 과제로는 당내 통합이 거론된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분열된 당의 자원을 최대한 끌어모아 활용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이 같은 통합 요구를 의식한 듯 한 전 장관도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이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최대한 많이 나올수록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듣되 결과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겨야 할 때는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 비주류와 만날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 전 장관은 이준석 전 대표 등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특정한 사람에 대해 따로 생각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왼쪽),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오는 27일 신당 창당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다만 한동훈 비대위에 여권의 모든 관심이 쏠려 이 전 대표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히 낮아진 만큼 신당 창당 동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한 전 장관이 만나자고 요청할 경우 “저는 누구나 만나기 때문에 만날 수 있다”면서도 “피상적인 대화로는 지금의 문제가 아무것도 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저는 만남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기대가 없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모두 끌어안는 것이 한동훈 비대위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최대한 우리 편을 많이 늘리고 끌어안아야 한다”며 “한 전 장관이 이 전 대표나 유 전 의원도 만나야 하고, 함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對용산 관계·김건희 특검법 시험대

 

이전 지도부와 혁신위원회 등에서 한계로 지적된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를 한동훈 비대위가 재정립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되는 과정에 친윤(친윤석열)계가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동훈 비대위도 대통령실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법무장관을 비대위원장 추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 대해 ‘대통령 직할 체제’라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한 전 장관과 (대통령실이)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소통의 질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진솔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이임식 후 기자들을 만나 당정 관계에 대해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라는 기본을 저는 잘 알고 있다”며 “(정부·여당 간의) 시너지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 국민께 필요한 정책을 실천에 옮기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전 장관의 면직안을 지체 없이 재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장관이 국민의힘으로부터 비대위원장직을 요청받은 상황에서 국무위원으로서 직을 더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그런 점에서 사의를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이 후임자 지명 전에 사직한 것에 대해선 “공백이 생기지 않게끔 절차 등을 잘 지켜가면서 빈틈없이 할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돌파구를 찾는 것 역시 한동훈 비대위의 중요한 시험대다. 한 전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에 관해 “법 앞에 예외는 없다”면서도 “그 법안들은 독소조항까지 들어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부 독소조항을 제거하고 총선 후로 시기를 조율한다면 특검법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특검법 처리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 전 장관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시는 거 축하드린다”며 “집권 여당 책임자로서 주어진 책임을, 또 임무를 잘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장관이 최근 시사한 ‘총선 후 김건희 특검’에 대해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총선 후에 할 생각이었으면 총선 한참 전에 했으면 되지 않나”라며 “결국은 시간을 때우고 지금 현재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론스타·국정농단 수사 호흡 맞추며 ‘굵직한 성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되면서 검사 시절 때부터 이어져 온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 지명자가 검사 생활 3년 차인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로 발령 나면서 윤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다. 윤 대통령과 한 지명자는 중수부에서 SK그룹 분식회계, 현대차그룹 비리, 대선 비자금, 외환은행 론스타 매각 사건 등을 함께 수사하며 굵직한 성과를 냈다.

 

두 사람이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은 2016년이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 투입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30명을 재판에 넘기는 등 수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한 전 장관은 21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 제의를 수락하고 법무부 장관직 사의를 표명했다. 세종=연합뉴스

이후 두 사람은 고락을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가 됐다. 문재인정부 첫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한 지명자는 반부패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검사로 발령돼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되자, 한 지명자 역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 이후 문재인정부에서 두 사람의 입지는 좁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한 지명자는 부산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으로 재차 좌천되며 비수사 보직을 전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지명자는 13세 차이지만 ‘늦깎이’와 ‘소년 급제’로 만난 덕에 사법연수원 기수는 4기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 지명자는 검찰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사석에서 윤 대통령을 ‘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검찰 내부에선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이 검찰 조직 내에서 가장 신뢰한 사람이 한 전 장관이었다”고 평가한다. 윤 대통령은 내각의 첫 법무부 장관으로 한 지명자를 깜짝 발탁했다.

 

한 지명자는 2022년 4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직후 “그분(윤 대통령)과 같이 일할 때 연에 기대거나 서로를 맹종하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9일에도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한 가지 기준으로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최우석·이현미·김병관·백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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