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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군함들 결집하지만… 커지는 세계 물류 위협 ‘홍해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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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20 15:41:09 수정 : 2023-12-20 16: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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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을 계기로 홍해를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선박 공격 위험이 커지자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함대가 출범했다. 후티 반군은 참여국 선박들을 공격하겠다며 오히려 위협 수위를 높였고 후티 반군의 뒷배가 돼 온 이란도 거세게 반발해 홍해에서 무력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현지시간으로 18일 홍해 안보에 중점을 둔 다국적 안보 구상 ‘번영의 수호자 작전’ 창설을 발표한 데 이어 19일 미국 주도 다국적 해군연합체인 연합해군사령부(CMF) 본부가 있는 바레인을 방문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바레인 마나마를 방문해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과 회담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바레인에서 40여개국이 참여하는 장관급 화상회의를 열고 홍해 항로에서 민간 선박을 보호하는 다국적 함대에 기여할 것을 촉구했다. 바레인 국영 BNA통신 제공

번영의 수호자 작전은 한국과 일본 등 39개국이 참여하는 CMF 예하 함대 일부를 홍해에 투입해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부터 민간선박을 지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미 미국과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등 여러 국가는 동참을 약속했다.

 

오스틴 장관은 “후티의 공격은 심각한 국제적 문제로 확고한 국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사안”이라며 다른 나라의 참여를 촉구했다.

 

지중해와 인도양을 갈라놓는 홍해는 북쪽으로는 수에즈 운하와 남쪽으로는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경계로 한다. 홍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거리 항로인 동시에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돼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이 지나는 통로다.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주요 해상 수송로로 항로가 마비되면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도는 우회로를 이용해야 해 물류 비용이 급등하게 된다.

 

지난 11월 20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의 헬리콥터가 홍해에서 화물선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후티 반군의 공격 위험이 더 커지면서 해운업체들이 지금까지 약 350억달러(약 45조원) 상당의 화물을 홍해에서 다른 곳으로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업체 ‘퀴네 앤드 나겔’의 파올로 몬트로네 수석 부사장은 미국 CNBC 방송에 “현재 57척의 컨테이너선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않고 아프리카 주변으로 돌아 항해하고 있다”며 “컨테이너선의 총용량이 7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라며 더 많은 화주가 이런 길을 택할 것으로 보여 그 숫자는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각 컨테이너의 대략적인 가치가 5만달러(6500만원) 정도로, 결국 총화물의 가치는 3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가운데 후티 반군은 “우리에게 대항하는 나라의 선박은 홍해에서 우리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며 물러설 태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도 홍해 다국적 함대 창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미국과 신경전을 이어갔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정치고문인 알리 샴카니는 성명을 통해 홍해 다국적 함대에 참여하는 것이 “시온주의 국가(이스라엘)의 범죄에직접적으로 가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최소 10여 척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에서 후티 공격으로 인한 운송 중단 기간에 따라 영향 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상황이 몇 주 이상 지속되지 않는 한 많은 것이 바뀔 것 같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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