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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인플레 완화 판단… 이르면 내년 3월 금리 인하 [美 '긴축터널' 마침표]

입력 : 2023-12-14 18:30:00 수정 : 2023-12-14 17: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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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기준 금리 고점” 첫 언급
FOMC서 점도표 작성중 인하 논의
연준, 물가 2026년 목표 2.0% 도달
실업률도 낮은 수준 4.1% 유지 전망
파월 “인플레 여전히 높아” 여지 남겨

13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워싱턴 연준 본부 기자회견장에서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거나 그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순간 시장이 요동쳤다. 시장이 그토록 기대하던 ‘세계 경제 대통령’의 ‘연준(Fed) 피봇(pivot·입장 선회)’이 마침내 공식화되는 순간이었다.

‘피벗’ 공식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3일(현지시간) 금리 동결 발표 이후 워싱턴 연준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신화연합뉴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2년 가까이 긴축기조를 끌어 왔고, 인플레이션(물가)을 잡기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수십번도 넘게 강조하며 ‘긴축 사이클’을 놓지 않았던 파월 의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그 정점을 인정했다.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FOMC 참석 위원들의 관점”이라며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는 더욱 낙관적이었다. 점도표에서 FOMC 위원들은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금리 5.25∼5.50%를 기준으로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한 수준이다.

파월 의장은 점도표 작성 과정을 언급하며 이날 회의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아무도 승리 선언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당연하게도 다른 질문, 즉 긴축 정책의 수준을 언제 되돌리는 게 적절하겠느냐는 질문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 9월 FOMC 회의 뒤 발표한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5.1%로 전망했는데 이달에는 그보다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애초 연준의 매파적 성향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시점이 7월 또는 9월 FOMC 회의이고, 2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은 이날 발표로 이르면 3월 FOMC 첫 회의에서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급변경됐다.

연준의 이날 기준금리 인하 예고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판단이 깔렸다. 연준은 지난 9월 FOMC 회의 뒤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라고 평가했으나 이번에는 ‘지난 1년간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라는 평가로 전환했다. ‘완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연준은 경제전망에서도 물가상승률이 내년에 2.4%, 2025년엔 2.1%로 낮아지고, 2026년에는 목표치인 2.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지난 9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은 1.4%로 전망했다.

이제 관심은 과연 연준이 내년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느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내년 1분기 말인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69.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리는 2분기 시작과 동시의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내년 6월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클리는 이날 메모에서 이같이 전하고 인하 폭은 25bp(1bp=0.01%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바클리는 지금까지는 연준이 내년 12월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칠 물가 이외의 변수는 실업률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표는 견조하다. 미 노동부는 지난 8일 11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전달보다 19만9000건 늘었다고 밝혔다. 10월 증가 폭 15만건보다 늘어난 수치다. 실업률은 3.7%로, 전달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이날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실업률이 많이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물가상승 폭이 둔화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현재 물가수준은 여전히 높고, 물가상승 폭 둔화가 계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안전판을 깔았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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