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언주 “김기현, 尹 수족역할하다 토사구팽”…전여옥 “그만하면 마이 묵었다”

입력 : 2023-12-14 01:09:24 수정 : 2023-12-14 01:09:2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취임 9개월만에 당대표 사퇴
하태경 “선당후사 정신 경의”
성일종 “당 위한 봄비 주셨다”
이언주 “모든 사태 근원은 尹”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된 지 9개월 만에 자진사퇴하자 당내에서 결단을 촉구했던 의원들 중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에 가장 협조하고도 떠밀리듯 밀려났다며 씁쓸해하는 반응도 나온다.

 

김 대표 사퇴 촉구에 앞장섰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대표의 선당후사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제는 새로운 리더십을 조속히 구성해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를 주는 당으로 혁신하자”고 촉구했다.

 

성일종 의원도 “김 대표가 당의 소생을 위한 봄비를 뿌려 주셨다. 당을 위한 결단이 우리 당을 구하고 대한민국을 구하게 될 것”이라며 “김 대표의 결단은 차기 우리당 대권주자로서의 자격을 보여주신 숭고한 헌신”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대표가 마땅한 명분 없이 사퇴하게 됐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사퇴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어차피 부족함이 많아 내려오는 게 맞지만 너무나 개운치 않다”며 “이준석 대표에 이어 김기현 대표까지…심지어 3% 지지율을 대통령이 억지로 밀어서 만든 대표로 온갖 수모를 겪으며 대통령의 수족 역할을 다해왔는데 이젠 필요 없으니 토사구팽이라, 정치는 신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 비정함은 뭔가”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지도부와 윤핵관 등이 물러나는 건 이 사태의 근원인 대통령이 사과하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다음”이라며 “이 모든 사태의 근원은 ‘대통령의 주권자를 무시한 국정운영’과 ‘처가 일가의 부패의혹’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도부도 그렇게 대통령을 무리하게 옹위하고 지금까지 견제하지 못한데 대해 분명한 사과와 함께 물러나야 한다”며 “이유와 명분이 분명해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여당이지만 정당의 독립성은 어디로 가고 당 지도부를 매번 대통령이 갈아치우나”라며 “대통령이 대단한 것인가? 아니, 무서운 것인가? 이래서야 어찌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김 대표가 사퇴 선언 직전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난 점 등을 문제 삼기도 했다. 전 전 의원은 “사퇴는 멋지게 해야 하는데 참 유감스럽다”며 “억울하든 분하든 화나든 장제원처럼 깔끔하게 ‘나홀로 결단’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준석을 도대체 왜 만났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소심한 항명”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내년 총선 나오지 마시라. ‘그만하면 마이 묵었다’ 아닙니까”라고 지역구(울산 남구을) 불출마를 종용하기도 했다.

 

야당에선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바지 대표로 뽑힌 김 대표는 용산 지시에 충실했을 뿐, 지금 국민의힘이 처한 모든 상황은 윤 대통령 책임 아니냐”며 “껍데기만 남은 국민의힘이고, 윤석열 측근 검사들이 주축이 된 검찰당일 것이 불 보듯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을 용산 2중대도 아닌 5중대로 만든 것은 바로 김기현 대표와 윤핵관으로 불리는 분들이었다”며 “누구 한사람 용산을 향해 바른 소리 하지 못한 국민의힘이 자초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대표직 사퇴 선언문에서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저의 몫”이라며 “제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많은 분들께서 만류하셨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 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를 만난 배경에 대해서는 “그동안 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이 전 대표 측에게 ‘신당 창당보단 국민의힘과 함께 힘을 합쳐 총선에 임하는 게 좋겠다’는 제 의지를 전달해 왔었고,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오늘 만남이 이뤄진 것”이라며 “제가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낭설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당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윤재옥 원내대표의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거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