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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1등급 96.5%가 미적분·기하… 통합수능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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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10 19:00:00 수정 : 2023-12-10 18: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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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자 비율 1년 만에 15%P 상승
2·3등급 71% 선택… 이과쏠림 심각
“선택과목 점수 차 수능 구조 문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수험생 중 ‘확률과통계’ 선택자는 4%에 그친다는 입시업체 추정이 나왔다. 이번에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11점까지 벌어지는 등 선택과목 간 유불리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문·이과 구분을 없앤 통합수능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1월 16일 서울의 한 시험장에서 시험감독관들이 수험생 본인확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종로학원은 수능 응시생 3198명의 성적 분석 결과 수학 1등급을 받은 사람의 96.5%는 선택과목으로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10일 밝혔다. 확률과통계는 3.5%로 추정됐다. 1등급 중 미적분·기하 응시자 비율은 2022학년도 86%, 2023학년도 81.4%였는데 올해에는 미적분·기하 선택자가 1등급을 거의 휩쓴 것이다.

종로학원은 2등급 중 71.7%, 3등급 중 71.4%도 미적분·기하 응시자로 추정했다. 전체 응시생 중 확률과통계 선택자는 45%지만, 대부분 수학에서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수학은 2021학년도까지는 문과와 이과가 시험을 따로 보고 등급도 따로 산정했지만,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구분 없이 시험을 보고 등급을 매기는 통합수능이 도입됐다. 대신 수학 응시생들은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 중 1과목을 선택한다. 입시업계에서는 통상 미적분·기하와 과학탐구를 선택하는 학생은 자연계열에 진학하는 이과생으로, 확률과통계와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학생은 인문계열에 진학하는 문과생으로 본다.

정시전략 설명회 인파 10일 서울시 종로구 성균관대 캠퍼스 600주년 기념관에서 종로학원 주최로 열린 ‘2024 정시지원 변화 및 합격선 예측, 합격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배치표를 보면서 입시전략 설명을 듣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통합수능을 도입한 것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선택과목에 따라 점수 격차가 발생하다 보니 수험생들은 적성·흥미보다는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을 선택한다. 수능은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가 올라가는데, 통상 미적분은 까다롭게 출제돼 미적분 표준점수는 확률과통계보다 높게 형성된다. 올해 수능은 두 과목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11점에 달한다.

미적분이 고득점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미적분 선택 비율은 2022학년도 39.7%에서 올해 51%로 늘었다. 확률과통계는 같은 기간 51.6%에서 45%로 줄었다. 국어도 ‘언어와매체’가 ‘화법과작문’보다 유리하다는 인식이 커져 선택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교육 당국은 매년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를 최소화하겠다고만 할 뿐,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도 공개하지 않아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선택과목별 점수 차는 수능의 구조적인 문제"라며 “교육 당국이 솔직히 인정하고 진일보한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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