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등 재확인
해킹·IT 인력 파견 통한 외화벌이 차단
해외발 ‘가짜뉴스 공작’ 대응 적극 공조
북·중·러 선거 개입설에 사전 대처 분석
대통령실 “3국 공조 긴밀·촘촘해질 것”
한·미, 반도체 기술센터 협력 방안 모색
2024년 한·미·인도 간 기술대화 개최 구상
한·미·일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적극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대북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등 군사적 대응뿐만 아니라 불법 사이버 범죄 차단, 중국에 맞서는 공급망 협력 등을 통해 대북 안보 리스크를 억제하고 중국과 러시아까지 견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전날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관련해 “전통적 의미의 안보뿐 아니라 첨단기술 개발, 공급망 교란과 같은 경제안보, 가짜뉴스나 해킹 같은 사이버 안보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며 “안보위기 양상이 다변화, 고도화될수록 3국의 공조는 긴밀하고 촘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모았다. 이번 회의는 지난 8월 미국에서 열렸던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처음으로 열린 3국 안보실장 회의다.
대통령실은 3국 안보실장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러시아·북한 군사협력 동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국제사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 및 위반 행위 차단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3국 안보실장은 또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한·미·일과 호주가 지난달 첫 독자 제재를 발표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와 다년간 3자 훈련 계획 수립 등 안보 협력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한·미·일은 올해 신설된 한·미·일 사이버 워킹그룹을 기반으로 북한의 해킹 및 정보기술(IT) 노동자 파견을 통한 외화 획득도 적극 차단하기로 했다. 앞서 3국은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합의사항에 따라 북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으로 지목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차단을 위한 실무그룹을 지난 7월 출범시켰다.
외교가에서는 사이버 위협 대응과 관련한 3국 공조를 이번 이니셔티브 핵심으로 보고 있다. 기존 한·미가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을 심도 있게 논의해 온 데 이어 일본까지 포함하는 3국 공조가 본격화하면서 북한의 사이버 범죄에 노출된 국가 등과 협력 폭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3국은 핵심광물이나 이차전지 등 각국 경제 필수 품목에서 잠재적 교란이 발생할 때 이를 공동 포착하고 글로벌 공동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는 최근 중국의 산업용 요소 통제로 중국에 의존하는 공급망 불안정성이 커진 가운데 나온 조치다.
한·미·일은 외국으로부터의 가짜뉴스 등 ‘영향력 공작’ 대응에도 공조하기로 했다. 북한과 러시아, 중국 등의 선거 개입설에 사전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조 실장은 “회의를 통해 세 나라 간 전략적 협력의 범위가 매우 넓고 깊이도 깊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내년에도 이런 협의를 이어가며 공조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계속 함께 경제적 강압에 맞설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것이며 항행의 자유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지켜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아키바 국장도“계속해서 폭넓은 분야에서의 3국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실장과 설리번 보좌관은 같은 날 대통령실에서 제1차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별도로 갖고 양국 산업통산자원부와 상무부가 설립을 추진하는 반도체기술센터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양국은 내년에는 한·미·인도 간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개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지난 8일에 윤석열 대통령 관저에서 열렸던 3국 안보실장 초청 만찬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이 만찬장에서 ‘대학 시절 학보사 기자로 일할 때 한국 대학 학보사 기자를 만나러 한국에 왔는데, 한국 친구들이 불고기를 사줬다. 수십 년이 지나 한국 대통령과 마주앉아 불고기를 먹으니 감개무량하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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