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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손실 유력’ 홍콩 H지수 투자자, 은행 상대 집단소송한다…”위험성 설명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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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10 15:11:19 수정 : 2023-12-10 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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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홍콩 H지수 연계증권(ELS) 상품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 10여명이 시중은행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측이 투자자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해 금전적 피해를 보게 됐다는 취지다.

 

홍콩 H지수 ELS 관련 투자자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10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투자자 10명 이상이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피해자 50여명을 1차 목표로 (소송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송에 참여한 투자자는 대부분 40∼50대로, 평균 3000만∼5000만원 수준의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곽 변호사는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전체 피해 규모는 5억원 이상”이라며 “소송 비용 등을 고려해 피해가 예상되는 투자자를 추가로 모아 집단 소송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원금과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기초자산이 박스권을 유지한다면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원금손실 발생 기준선(녹인 배리어)을 벗어나면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2106.77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8일 기준 5598.16으로 반토막 아래로 추락했다. ELS의 만기는 통상 3년으로, 내년 상반기 예상되는 손실 규모만 3조원이 넘는다.

 

이들은 은행 측이 고난도·고위험상품인 홍콩 H지수 ELS의 변동성 등에 대한 명확한 고지가 부족해 불완전판매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이에 대한 임직원의 녹취 등 증거를 확보해 집단 소송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변호사는 “투자 약정서에는 (조건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지만, 구두상으로 설명이 부족했다는 취지”라며 “ELS라는 생소한 상품에 대한 투자인 만큼, 판매 측이 자세한 설명과 위험성 등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은 해당 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했고, 투자자가 이를 확인하는 녹음 및 서명이 있어 불완전 판매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개정 움직임에 맞춰 판매 과정에서 녹취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계음을 통해 필수 설명을 진행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곽 변호사는 “은행에서 진실되게 고객에게 위험성을 고지하고 안내를 하려는 목적이 아닌, 자신들 면피용으로 (동의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며 “안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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