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 갈 곳이 없어 길거리를 배회하는 '아동 홈리스' 규모가 약 7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계가 나왔다.
5일 임세희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최근 열린 제2차 아동정책포럼에서 발표한 '아동주거지원정책 전문영향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8세 미만 홈리스 규모는 7만3399명에 달했다.
이는 임 교수가 여성가족부의 위기 청소년 지원기관별 연간 이용 실인원, 보건복지부·아동권리보장원의 아동자립지원통계현황보고서, 인구주택총조사 등의 자료를 분석해 도출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위기 청소년 지원기관 이용 청소년 중 '갈 곳 없음'을 경험한 청소년이 5만5407명으로 가장 많았고 비주택 거처 아동 1만6698명, 정부 주거 지원을 받지 못한 자립준비청년 1272명, 무단 퇴소 등 중간 보호 종료 아동 22명 등이다.
임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일부 중복 수치가 있을 수 있고 추정한 수치이지만 일정한 규모의 홈리스 아동이 있고, 그 규모가 적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일정한 홈리스 아동 규모가 있지만 이에 대해 추적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없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여자 아동의 경우 장례식장 계단에서 주로 자는데, 따뜻하고 밤에도 안전하기 때문"이라며 "아니면 친구 집에서 며칠 지내다가 다른 곳으로 전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촌에서 남의 농사를 지어주고, 남의 집 땅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거기서 같이 사는 경우도 있다"며 "직접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봤더니 면담 중에도 길고양이가 집 안에 자연스레 들어왔다. 모기나 벌레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극빈층의 주거 빈곤 상태는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그런 가구를 우선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또 갈 곳이 없어 떠도는 아동들이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나라에서 찾아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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