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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빨리 이별할 줄은…” 대학교수 꿈꿨던 15세 소녀, 5명 살리고 떠났다

입력 : 2023-11-27 17:01:06 수정 : 2023-11-27 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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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후 뇌사 상태에 빠진 10대 소녀가 장기기증으로 5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뇌사 후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등 5명 생명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된 고(故) 이예원양과 동생.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뇌사 상태였던 이예원(15)양이 분당차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5명에게 기증하고 영면에 들었다.

 

이 양은 지난해 4월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기 전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은 평소 남을 배려하고 돕기를 좋아한 이 양이라면 장기를 기증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세상에 뜻깊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고(故) 이예원 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경기 평택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 양은 밝고 쾌활한 성격이었으며, 누구에게나 먼저 인사하는 예의 바른 아이였다.

 

중학교 2학년 첫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똑똑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별자리 설명을 즐기며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어했다. 대학교수를 꿈꿨다고도 한다.

 

이 양의 학교에서는 중학교 3학년을 미처 마치지 못하고 떠난 이 양에게 지난 1월 명예졸업장과 모범상을 수여했다.

 

이 양의 어머니는 “이렇게 갑자기 이별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고 지금도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처음 품에 안았던 따뜻했던 그 순간을 엄마는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엄마, 아빠에게 기쁨이었고 행복이었고, 너무 착하고 이쁘게 자라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면서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나눠주고 떠났듯 엄마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양의 아버지는 “하늘나라 편지(한국장기조직기증원 홈페이지)에 매일같이 편지로 일상을 전하며 딸을 그리워하고 있다”면서 “예원이에게 새 생명을 얻은 분들이 건강하게 예원이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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