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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아버지’ 올트먼의 해임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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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22 00:09:26 수정 : 2023-11-22 01: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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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자신이 세운 오픈AI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쫓겨났다. 올트먼이 해임을 통보받고 마이크로소프트(MS)로의 이적을 발표하기까지 숨 가빴던 그의 행보를 정리해 봤다. 

 

◆17일, 챗GPT 첫돌 앞두고 전격 해임된 올트먼 

샘 올트먼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CEO 서밋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연합뉴스

올트먼은 16일 오후까지도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자격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CEO 서밋에 참석했다. 올트먼의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이사는 이날 밤 올트먼에게 “내일 정오에 이야기하자”는 문자를 보냈다. 

 

이튿날 낮 올트먼은 수츠케버를 포함해 이사 4명이 참석한 화상회의에 접속했다. 그 자리에서 올트먼은 “당신은 해고됐고, 곧 뉴스가 나갈 것”이라고 통보받았다.

 

오픈AI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이사회와 소통 문제를 겪은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해임 사실을 알렸다. 이 회사의 지분 49%를 갖고 있는 대주주 MS도 언론 보도 1분 전에야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날 오후 오픈AI 핵심 인력이 줄지어 회사를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가장 먼저 오픈AI의 ‘2인자’로 불리는 그렉 브록먼 이사회 의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그 뒤를 이어 오픈AI 연구이사 야쿠프 파초키, 인공지능(AI) 위험성 평가팀을 이끄는 알렉산더 마드리, 수석연구원급 개발자 시몬 시도 등이 퇴사 의사를 밝혔다. 

 

올트먼은 출시 1년도 안 돼 주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명에 달하는 챗GPT 개발을 이끈 인물로, 오픈AI가 기업가치 860억달러(약 11조원) 회사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1985년 애플 이사회가 스티브 잡스를 해고한 이래 기업 최대 쿠데타가 일어났다며 관련 업계는 들썩였다. 

 

◆18일, 하루만에 친정 복귀설에 휩싸인 올트먼 

 

올트먼은 이사회 해임 통보를 받은 이튿날인 18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멀쩡하게 살아있는 내 추도사를 읽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날 주요 외신은 베일에 싸여 있던 올트먼의 해임 사유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트먼이 AI 안전성 등 여러 문제에서 이사회와 의견 차이가 컸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올트먼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경쟁할 AI 반도체 칩 스타트업을 설립하고자 중동 지역에서 수백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다녔다며, 이번 사태가 올트먼의 AI 스타트업 설립 추진과 관련됐다고 주장했다. 

 

올트먼의 해임 이후 주가가 급락한 MS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은 올트먼의 복직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투자자 반발에 깜짝 놀란 이사회가 올트먼의 복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이날 밤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임원진이 내일 오전 중으로 또 다른 업데이트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올트먼이 회사로 돌아오는 데 대해 낙관적인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19일, 손님 신분으로 오픈AI 본사 찾은 올트먼… 복귀 협상은 결렬돼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를 찾은 샘 올트먼이 손님용 출입증을 손에 든 채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샘 올트먼 X 캡처

올트먼은 19일 경영진과의 복귀 협상을 위해 미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를 찾았다. 그는 손님용 출입증을 찬 모습을 X에 올리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것을 착용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올트먼은 새로운 이사회와 지배 구조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2015년 오픈AI는 인간 수준의 역할을 수행하는 ‘일반 인공지능’을 안전하게 구축한다는 목표를 가진 비영리단체로 시작했다.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 브록먼, 수츠케버 3인의 사내이사 외 3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오픈AI 지분을 소유하지 않는다. 2019년 산하에 영리법인 ‘오픈AI 글로벌’이 탄생할 때도 130억달러를 투자한 MS 등 투자자들은 수익 배분 권한만 획득했다. 주요 결정을 담당하는 이사회 자격은 주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해임 사태 때 브록먼을 제외한 이사회 4인의 찬성표만으로도 올트먼은 해고될 수 있었다. 

 

올트먼은 오픈AI 영리법인에 돈을 댄 주주들이 결정권을 전혀 갖지 못한 상황에서 비영리 모회사 이사진들이 모든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이사회와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수츠케버 이사는 이날 밤 직원들에게 “경영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트먼의 복귀 협상이 결렬됐다”고 알렸다. 

 

◆20일, 올트먼 품은 MS… “최종 승자는 MS”

 

결국 올트먼은 MS 행을 택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20일 X를 통해 “올트먼과 브록먼이 동료들과 함께 MS에 합류해 첨단 AI 연구팀을 이끌게 됐다는 소식을 공유하게 돼 기쁘다”고 알렸다.

 

올트먼 역시 나델라의 글을 리트윗하며 “임무는 계속된다”고 밝혀 MS 합류를 확인했다. 

 

로이터통신은 올트먼이 MS에서 신규 AI 팀의 수장을 맡아 AI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팀에는 브룩먼도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종가 기준 MS의 시가총액은 2조8052억달러(약 3618조9900억원)로 상승해 3조달러 클럽 가입 문턱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월가에서는 큰 수고 없이 업계 최고 수준의 AI 인력을 대거 확보하게 된 MS가 현재 추진 중인 ‘AI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고공비행한 주가로 함박웃음을 지은 MS와 달리 오픈AI는 공중분해 위기에 처하며 울상을 지었다. 이날 오픈AI 직원 90%에 달하는 700명 이상이 올트먼 복귀와 이사회 전원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이사회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올트먼을 따라 회사를 나가겠다고 통보했다. 

 

수츠케버 이사도 해임 발표 사흘 만에 반성문을 적었다. 그는 자신의 X에 “이사회의 행동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나는 오픈AI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미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MS는 오픈AI 사태의 유일한 승자”라며 “나델라가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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