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 억제 목표 달성 사실상 불가
기후변화 대응이 현 추세대로 유지될 경우 21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가 2.5도에서 최대 2.9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유엔의 전망이 나왔다고 미국 ABC방송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날 펴낸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보고서’를 통해 현재 각국이 자체 자원과 역량에 따라 진행하는 ‘무조건적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모두 이행해도 2100년까지 기온 상승 폭이 2.9도에 달할 가능성이 66%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보고서는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분량과 파리협정에서 제시된 기온 상승 억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전체적으로 감축해야 할 배출량 간 차이를 다뤘다. 2015년 지구 온난화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세계 각국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내용의 파리협정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합의에도 온실가스 배출 저감 성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아 유엔은 지난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년보다 1.2% 늘어난 574억t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이번 보고서의 2100년 기준 기온 상승 예상치는 작년 보고서의 2.4∼2.6도 상승보다 더 높아졌다.
보고서는 기온 상승 폭을 파리협약상 1차 목표인 1.5도 이하로 묶으려면 배출량을 330억t으로 42% 감축해야 하며, 그다음 목표인 2도 이하로 제한하려 해도 배출량을 410억t으로 28% 줄여야 한다고 추산했다.
각국이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했을 경우 2030년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550억t에 달한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이어지면 파리협정의 목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올해 전 세계를 덮친 극심한 폭염으로 이미 1.5도 제한이라는 목표는 상당 부분 무너진 상태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세계 일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한 날이 86일에 이르렀다고 밝히기도 했다.
잉에르 아네르센 UNEP 사무총장은 “기온은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극심한 기상 이변은 점점 더 자주 발생하고 훨씬 더 강렬해지고 있다”면서 “거대하고 긴급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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