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러 군사협력 세계 안보 악영향
“동아시아 평화 위해 中 역할 중요
국제사회와 적극 대응할 것” 강조
中 “韓, 남중국해 문제 간섭 말라”
英 국빈 방문… 22일엔 정상회담
23일 佛 이동 엑스포 유치전 총력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북한과 중국, 러시아는 각자 처한 상황과 대외 여건이 다르며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 북한에 동조하는 것은 자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 방문 출국을 앞두고 보도된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이 전 세계 안보에 끼치는 악영향을 지적하고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은 유엔 헌장과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물론 다른 국제 규범도 노골적으로 위반한 북한 및 러시아와 3국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자국의 국제적 명성과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며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상호 존중, 호혜 및 공동 이익에 따라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 발전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순방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양자회담을 갖고 대중국 리스크 관리에 나선 미국·일본과 달리, 한·중 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된다. 한국 측의 회담 요청에 중국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 유럽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며 “우리는 러·북 간의 불법 무기거래를 단호히 반대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은 북한의 핵 위협,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긴장 등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남중국해를 포함한 역내의 규칙 기반 해양 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해 오고 있다”고 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텔레그래프 인터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자국 기자 질의에 “우리가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하지 않든 다른 사람이 이래라저래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이 문제를 잘 처리할 능력, 자신감, 지혜가 있다”며 “한국은 남중국해의 당사자가 아니니 참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이고 어떠한 외부 세력도 간섭할 수 없다”고도 언급했다.
마오 대변인은 정상회담이 불발된 배경을 묻는 질의에는 “시 주석과 윤 대통령이 짧게 회동했다”며 “다자회의에서 정상들이 양자 회동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형식은 다양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지난 5월 대관식을 치른 찰스 3세 국왕의 첫 국빈 초청이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정치, 경제, 첨단과학기술,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미래 지향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고 디지털·인공지능(AI),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 에너지, 해사 등 각종 분야에서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의 공식 환영식과 버킹엄궁 환영 오찬 및 만찬 등 국빈 일정을 소화한다. 같은 날 영국 의회에서 양국 관계와 성장, 미래 비전 등을 주제로 영어 연설도 할 예정이다. 22일에는 리시 수낵 총리와 다우닝가 10번지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어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23일 찰스 3세 국왕과 작별한 뒤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2박3일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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