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반년 사이 300개 줄어
신규 점포 출점 자제령까지 내려
GS·CU 등 경쟁업체는 확점 대조
첫 적자 하이마트, 38개 매장 줄여
롯데마트, 3년 새 12개 매장 폐점
슈퍼도 5년여 만에 158곳 문 닫아
실적 개선 효과 불구 매출은 급감
“미래를 위한 혁신경영 마련해야”
‘유통공룡’ 롯데가 쪼그라들고 있다.
롯데 유통의 핵심사업인 대형마트, 슈퍼, 편의점의 점포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부실점포 정리 등 체질 개선을 내세워 구조조정에 나선 탓이다. 특히 편의점은 올 들어 ‘출점 자제령’까지 내려졌다. 미래 시장 점유를 위해 공격적인 출점 경쟁을 벌이는 경쟁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단기간에 영업이익만 개선하려는 롯데 수장들의 ‘근시안적인 경영’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의 편의점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은 올 들어 신규 점포 출점을 자제하고 있다. 현재 세븐일레븐 점포 수(6월 말 기준)는 1만4000여개로 지난해 말(1만4300개) 대비 300여개가 줄었다.
이 사이 경쟁사들은 몸집을 키워 나가고 있다. CU 점포 수는 현재 1만7400개(7월 말 기준)로 지난해 말(1만6787개)보다 613개 늘었다. GS25도 같은 기간 점포 수가 599개 증가했다. 이마트24도 현재 6749개(9월 기준)로 지난해 말(6365개)보다 387개 늘었다.
편의점들이 점포 수를 확대하는 것은 자연 폐점보다 출점을 늘려야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 가맹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어서다.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 축소는 롯데 유통부문에서 진행중인 점포 구조조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가전양판 업계 1위인 하이마트는 지난해 창립(1987년)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 경영진이 선택한 것은 점포 축소다. 하이마트가 정점을 찍은 2021년 427개였던 점포 수는 2022년 391개로 줄어들더니 올해 3분기엔 353개까지 축소됐다. 9개월 만에 38개 매장이 사라진 것이다. 체질 개선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하이마트의 영업이익은 5179.9 개선된 36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한 7259억원을 나타냈다.
점포 구조조정은 마트와 슈퍼에서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2020년부터 3년간 모두 12개의 매장을 폐점했다. 같은 기간 4개 점포가 줄어든 홈플러스와는 대조적이다.
롯데쇼핑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는 2019년 521개였던 점포 수를 2020년 447개, 2021년 400개, 2022년 367개로 줄였다. 현재는 363개까지 축소돼 5년여 만에 158개의 슈퍼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롯데 관계자는 “연 매출이 2조원대에 육박하던 롯데슈퍼 매출이 5년 새 1조3000억원대로 뚝 떨어졌다”며 “미래를 대비하는 혁신경영 없이 점포만 줄여 영업이익만 개선시키는 보여주기식 경영은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내부에서는 실적에 대한 숫자만 맞추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조직을 안정화하면서 미래에 투자하는 현대백화점, 이마트 등 경쟁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